십자가의 은혜 (3)

속죄(Atonement)

 

예수님의 십자가는 구약 율법의 완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알려주신 율법에 따라 양이나 염소 또는 소 등으로 속죄의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제물에게 죄를 전가(transfer)하고, 생명을 뜻하는 피를 제사장이 제단에 뿌림으로 죄 용서함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어린양 예수라는 표현이 있듯이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신 것입니다. 구약의 희생 제물과 연결됩니다. 율법에 의하면 죄를 지을 때마다 속죄의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단번에(once and for all) 속죄 사역을 완성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는 구약에서 요청하는 속죄 제사를 완성한 놀라운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6).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막힌 담을 그 육체로 허물어 버리셨습니다(엡2:14).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의지해서 담대하게 하나님께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하나님과 우리를 이어주는 중보자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가 사해진 것을 속죄(atonement)라고 합니다. 속죄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종교 개혁자 루터와 캘빈은 예수님께서 우리가 받을 형벌을 대신 받으셨다는 형벌 대속(penal substitution)을 주장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죄로부터 면제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가 받을 형벌을 대신 받고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가 죄에서 해방되었다는 교리입니다.

 

오리겐을 비롯한 초대 교부들이 주장한 속전설(ransom theory)도 있습니다. 죄를 지은 인간은 사탄의 지배하에 있습니다. 거기서 빠져나오려면, 누군가 대가를 지불하고 구해 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값을 지불하시고 악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교리입니다.

 

만족설(satisfactory theory)도 있습니다. 11세기 영국 캔터베리의 주교 안셀름이 제안했습니다. 죄를 지은 인간이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죄를 지은 채로 하나님께 나가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해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죄인이었던 인간이 의롭게 되었고,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이 무조건적인 사랑의 모범이 되었다는 교리,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는 죽음의 세력에 대한 승리의 선포라는 교리까지 속죄의 교리는 다양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