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2025년은 제가 담임 목회의 길을 걸어온 지
25년이 되는 특별하고 감사한 해입니다.
그동안의 목회를 돌아봅니다.
25년쯤 하면 자신감이 생길 만도 한데
아쉽고 부족한 것이 여전히 많습니다.
물론 감사한 것도 많습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목회하는 25년 동안
재정적으로 돕는 형제도 있습니다.
인디애나와 이곳 샌프란까지,
한결같이 돕는 손길이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복입니다.
무엇보다, 교회를 함께 세워온 신앙의 동지들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교회를 세워온 참빛 식구들께는
앞으로도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 것입니다.
2.
25년 목회하면서
제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돌아봅니다.
제자리에 멈춰 있거나, 혹시라도 뒤로 후퇴했다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라는 하나님 말씀 위반입니다.
여러 가지 가운데, 목사에게 중요한 설교도 살펴봅니다.
저는 인디애나 시절의 설교 녹음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샌프란에서의 20년 설교 녹음도 있습니다.
가끔 예전 설교를 들으면서 저 자신을 점검합니다.
저는 목소리가 맑은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젊을 때 목소리가 지금보다 낫습니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발음이 뭉치고,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긴장해서 그럴 것입니다.
그때 비하면, 지금은 많이 느려졌습니다.
주중에 설교를 여러 번 들으면서 모니터링하다 보니
발음도 비교적 명확해졌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설교 내용은
그때그때 교인들의 상황에 맞게 설교했기에
각각의 설교에 의미가 있습니다.
설교만 놓고 보면,
모든 면에서 조금은 자랐습니다.
이다음 은퇴하면, 그동안의 설교를 아내와 함께 들으면서
그 시절 교인들을 떠올리며 차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3.
우리는 익숙한 것에 멈춰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신앙이 그렇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설교, 내 마음에 맞는 설교를 듣고 “아멘”합니다.
조금 불편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직장이나 세상의 일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습니다.
요즘 AI가 대세이듯이 새로운 것에 빠르게 적응합니다.
실력을 키웁니다.
그런데 신앙은
그만큼의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기도와 말씀, 신앙 서적 읽기, 개인 경건의 훈련 등에
시간을 쓸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에나 신앙이 멈춰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행사가 많지 않은데,
자칫 교회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을 두고
신앙이 자랐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열심 있는 교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신앙의 환경도 바꿔보지만,
금세 지루해지니, 결국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내가 변하고, 내가 예수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예수님을 향해서 자라가는 각자의 방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멈추지 말고, 자라가야 합니다.
때로는 탈피, 껍질을 벗는 아픔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자기 변화와 결단입니다.
그렇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가면 됩니다.
대신, 멈추면 안 됩니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애가 3:23)
하나님,
예수님을 닮기까지 멈추지 않고 자라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5. 6. 19.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