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주일 설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연결했습니다.
십자가가 하나님 사랑의 절정이라면,
부활은 하나님 사랑의 완성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우리가 죽음을 넘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인생,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은
자연법칙 안에서는 있을 수 없는 특별한 사건입니다.
그렇기에 부활은 말 그대로 기적(miracle)입니다.
저는 2천 년 전의 부활을 증명하기보다
지금 이곳에서 부활을 살아냄으로
예수님의 부활이 여전히 효력이 있음을 드러내자고
자주 말씀드립니다.
2.
체스터튼(G. K. Chesterton, 1874-1936)이라는 영국 작가는
동화 속의 상상력을 갖고 기적을 설명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동화처럼 자유자재로
세상을 만들어 가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적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기꺼이 기적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체스터튼은 기적을 ‘더 큰 이성’이라고 했습니다.
과학을 비롯한 세상의 이치를 뛰어넘는
더 큰 세계라는 뜻입니다.
기적을 인정할 때,
사고나 상상력이 하나님의 세계로 이어지고 확장되지만,
기적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성의 영역에 갇힌다는 것입니다.
체스터튼에 영향을 받은 C. S. 루이스(1898-1963)는
<기적>이라는 제목의 책을 썼습니다.
- S. 루이스에게 기적은 하나님께서 자연 세계의 문을 열고
잠깐 방문하시면서 생긴 특별한 사건(special divine event)입니다.
그러니, 기적을 믿고 인정할 때,
세상을 방문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3.
현대인들에게 십자가와 부활은
교회에서 흔히 듣는 진부한 말(cliché)이거나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상한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인간이 되시고,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하나님을 경험합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기적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동화와 같은 믿음의 세계입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기적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특별한 일입니다.
사람은 기적을 만들어내거나 조작할 수 없습니다.
초자연적인 기적을 일상으로 생각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연을 뛰어넘는 일들이 매번 발생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세계는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모두 겪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면,
기적과 같은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는 말도 듣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신비한 것만 쫓는 왜곡된 신앙이 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십자가의 은혜와 부활의 능력을 경험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알아가는 올해 하반기가 되길 바랍니다.
홀로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여호와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송하며
그 영화로운 이름을 영원히 찬송할지어다. (시편72:18)
하나님,
믿음의 눈으로 주님의 신비를 보는 새달이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5. 7. 3.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