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하기

좋은 아침입니다.

 

1.

어느덧 8월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여러 가지 특별한 일이 많았습니다.

한 달, 한 주간, 어떤 때는 하루의 삶이

우여곡절일 때도 있었습니다.

다이내믹한 우리의 삶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일상을 삽니다.

밋밋한 인생길의 반복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 기도와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녁에 침대 앞에서 무릎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때까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다이내믹한 인생길이거나

반복되는 일상이거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살아갑니다.

 

반복되고 예사로운 “크로노스”의 시간이 아니라

순간순간이 의미 있고 창의적인 “카이로스”를 삽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사도 바울의 권면이 바로 이것입니다.

전도서에서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 말도

특별한 시간, 카이로스를 살라는 부탁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억지로 새로운 일을 꾸며서 해보지만,

그것도 금세 식상하고 맙니다.

 

2.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문학 용어가 있습니다.

20세기 초, 러시아 형식주의에서 사용했던 말입니다.

 

작가는 지루한 일상의 것들을

낯설게 만드는 문학 기법을 익혀야 하고,

독자들 역시 문학 작품 속에 깃든 낯선 요소들을 찾아내서

문학 작품을 만끽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문학 용어인 ‘낯설게 하기’는 우리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거나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삶의 ‘설렘’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삶을

새롭고 특별하고 낯설게 대하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익숙한 일을 “그냥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든 특별한 의미를 찾고,

때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이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서 자주 듣는 진부한 것(cliché)이 아니라

그것을 낯설게 만들고, 그 속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하나님의 특별한 말씀으로 받고 읽는 것입니다.

 

주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가족’이라는 말이

특별하지 않은 익숙한 사람이라는

밋밋한 의미로 쓰일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만나는 가족을(친한 이웃들도)

처음 만난 사람처럼 대하면

호기심도 생기고, 기대도 커지고

무엇보다 함부로 대하지 않고 예의를 갖출 것입니다.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오늘을

새롭게, 낯설게 만들면서

그 속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 (애가 3:23)

 

 

하나님,

다시 오지 않을 새날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