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마음 (1): 긍휼

예수님의 생각에 이어서 오늘부터 예수님의 마음에 관한 공부를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마음 한 가운데 “긍휼(compassion, 불쌍히 여기심)”이 있습니다. 긍휼은 또한 하나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탄식하면서 기도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마음속에도 긍휼이 있습니다. 이처럼 긍휼은 삼위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헨리 나우웬의 <긍휼>이라는 책에서 옮겨온 글을 나누면서 예수님의 마음에 관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긍휼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우리는 스스로를 긍휼 어린 사람,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선하고 온화하며 이해심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싶어 한다. 대체로 긍휼을 인간의 고통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가난한 노인이나 굶주린 어린아이, 혹은 전신이 마비된 군인이나 겁에 질린 여자아이를 보고 긍휼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명백한 인간의 속성 중에서 긍휼을 제외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긍휼이 없다고 비난한다면 우리는 마음 깊이 상처를 받지 않겠는가? 사실 우리는 인간 답다는 것과 긍휼이 많다는 것을 즉각 동일시한다. 긍휼 없는 인간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 답다는 것과 긍휼이 많다는 것이 동일하다면, 왜 인류는 갈등과 전쟁, 미움과 억압으로 찢겨 있는가? 그리고 왜 우리들 가운데는 기아와 추위 때문에, 혹은 쉼터가 없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단 말인가? 또 왜 우리는 인종적, 종교적 차이로 인해서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하는가? 왜 수백만의 사람들이 소외와 분열 혹은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단 말인가? 왜 우리는 서로 상처 주고 괴롭히고 죽인단 말인가? 세상은 왜 이리도 혼란스럽단 말인가?

 

이런 질문들을 생각할 때, 우리가 긍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긍휼을 뜻하는 영어 단어(compassion)는 라틴어  ‘파티’(pati 고통)와 ‘쿰’(cum 함께)에서 파생된 말이다. 이 두 단어를 합치면 ‘함께 고통받다’라는 의미가 된다. 긍휼은 우리에게 상처가 있는 곳으로 가라고 고통이 있는 장소로 들어가라고, 깨어진 아픔과 두려움, 혼돈과 고뇌를 함께 나누라고 촉구한다. 긍휼은 우리에게 비참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울부짖고,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도전한다. 긍휼은 우리에게 연약한 사람들과 함께 연약해지고, 상처 입기 쉬운 자들과 함께 상처 입기 쉬운 자가 되며, 힘없는 자들과 함께 힘없는 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긍휼을 생각하면, 긍휼에는 평범한 친절이나 부드러운 마음씨 이상의 것이 관련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게 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