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주에는

<오병이어의 기적>에 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작은 아이가 갖고 있던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이 먹고 열두 광주리가 남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가 드린 것을 손에 들고

하늘을 향해서 축사하시면서 생긴 기적입니다.

 

우리는 이번 연속 설교의 주제에 맞춰서
‘예수님의 손’에 주목했습니다.

예수님의 손에 우리의 문제, 기도 제목, 염려, 불안,

계획 등등 모든 것을 올려 드리기로 다짐했습니다.

 

동시에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드린

어린아이의 손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자기의 배고픔을 잊고

예수님께 내어드린 어린아이의 마음이

신기하고 대견했습니다.

 

이름도 없이 “한 아이’라고 기록된 손이

오 천명이 배불리 먹는 기적의 시작점이 된 것입니다.

 

2.

작은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막상 작은 것을 실천하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자리에 있으면,

“이 작은 것이 세상에 도움이 될까”하는

회의가 찾아오고 때로는 주눅이 듭니다.

 

그때, 우리가 배운 오병이어의 기적,

특히 자기 도시락을 예수님께 드린

어린아이의 작은 손이 큰 힘이 됩니다.

 

제가 종종 인용하는 비슷한 예화도 생각납니다.

몇 가지 버전이 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 노인이

큰 폭풍이 지나간 다음 날, 해변가를 걷고 있었습니다.

폭풍우에 밀려온 수천 마리의 불가사리가 해변가에 있었습니다.

 

저 멀리 한 아이가 불가사리를 한 마리씩 들어서

바다에 풀어주고 있습니다.

햇볕이 쨍쨍해서 금세 말라 죽을 상황입니다.

한 두 마리를 살려준다고 대세가 바뀔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의 행동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인이 아이에게 다가가서

그렇게 몇 마리를 살려준다고 무슨 큰 일이 생기겠냐고 물으니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할아버지, 그래도 제가 바다에 던진 불가사리는 살아날 거예요.”

 

3.

그렇습니다.

작은 일이 소용없어 보여도,

오병이어의 작은 아이의 손처럼 큰 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해변가에서 죽어가는

수천 마리의 불가사리에 비하면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바닷가에 들어간 불가사리는 생명을 유지할 겁니다.

 

작은 것에도 힘이 있습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듯이

한 걸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작은 아이가 드린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받아 주신 예수님을 믿기에

우리는 작은 것에서 희망을 봅니다.

 

올 한 해,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신

참빛 식구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것에도 불의하니라 (눅16:10)

 

 

하나님,

겨자씨 알에서

풍성한 열매를 아는 안목을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5. 12. 4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