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4월 5일 주일: 부활을 사는 것
https://www.youtube.com/watch?v=LKSYYMPVy10
좋은 아침입니다.
1.
우리 동네 주택가에서 조금 벗어나면
시에서 조성해 놓은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산책로를 제외하면
잡초들로 방치되다시피 하던 곳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시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묘목을 갖다 심었습니다.
묘목 아래 사람들의 명패가 있는 것을 보니,
기부를 받아 수목 사업을 한 것 같습니다.
그전에도 일년에 한두 번 작은 트랙터를 동원해서
잡초들을 제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잡초를 모두 없애더니
작은 나무 조각(우드칩)으로 그 넓은 공터를 덮었습니다.
그렇게 일 년 정도는 묘목만 있고
잡초는 거의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잡초가 나무 조각을 뚫고 나왔습니다.
예전처럼 들풀이 무성해졌습니다.
2.
매일 산책하는 곳이니
시가 관리하기 전의 모습,
관리를 시작한 모습,
그리고 지금 다시 원래로 돌아간 모습까지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잡초라고 불리는
들풀의 강인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들풀 사이로 노랗고 하얀 들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잠깐 피고 사라질 들꽃입니다.
누군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저 잡초일 뿐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두껍게 덮어놓은 나뭇가지를 뚫고 나온
잡초들이 벌이는 승리의 향연 같습니다.
3.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잠깐 있다가 사라질 들풀도
기르시고 입히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들에 핀 꽃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하물며 자기 백성을
먹이시고 입히시지 않겠냐는 말씀입니다.
- S. 엘리엇은 <황무지, 1922>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라고 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4월의 봄은 한 겨울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4월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패권 경쟁에 들어섰고,
이미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니
우리 서민의 삶도 녹록치 않습니다.
이런 때일 수록
두껍게 덮인 나무 조각을 뚫고 올라와
예쁜 꽃을 피우는 들풀의 강인함을 닮고 싶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입니다.
들풀까지 입히시고 기르시는
우리 하나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소망이고 확신입니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마 6:30)
하나님,
들풀처럼 살아남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6. 4 9 이-메일 목회 서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