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유난히 독감이 극성입니다. 한차례 감기가 지나가면 또 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행을 합니다. 이번 감기는 머리가 무척 아픈 목감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지난 한 주간동안 몸살과 감기로 무척 고생했습니다. 예전에도 감기가 한번 걸리면 일주일 정도 몸져누울 만큼 심하게 앓곤 했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와서는 긴장을 해서인지 감기를 앓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그동안 미뤄놓았던 감기들이 한꺼번에 밀려온 듯 호되게 고생을 했습니다.
새벽기도회를 끝내고 집에 가서, 또는 교회에 누워있으면서 지난겨울 감기와 몸살로 고생하셨던 서머나 식구들을 생각했습니다. 할머니 권사님들은 거의 예외 없이 감기를 앓으셨습니다. 젊은 성도님들도 이번 감기에 속수무책이셨습니다. 일주일 이상 바깥출입을 못하면서 앓아누우신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새벽기도회와 금요심야 기도회에서 감기와 몸살에 걸리신 성도님들을 위해서 기도했었지만, 얼마나 아프실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막상 아파보니 이번 독감이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었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목과 편도선이 붓고, 밖에 나가면 온 몸이 춥고…“우리 성도님들께서 이렇게 아프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은 실제로 함께 아파하고 겪어봐야 그 정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않으면 피상적으로만 동정하기 쉽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신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들이 겪는 어려움을 모두 경험하심으로 우리들을 속속들이 이해하기 위해서 사람이 되신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얼마나 귀하고 좋으신 분입니까?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눈 이사야서 42장 1-4절 말씀은 하나님께서 세우실 메시야에 대한 예언입니다.“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나의 택한 사람”이 바로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메시야는 뒤틀린 세상을 바로잡는 공의의 사자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의 재판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거리를 다니면서 그 위용을 뽐내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예루살렘 한복판을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걸어가시는 분입니다.
상한 갈대를 꺽지 않으십니다.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십니다. 상한 갈대는 짓밟혀서 쓸모가 없게 된 갈대입니다. 꺼져가는 등불 역시 희미한 빛을 내니 새로운 등불로 갈아주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상한 갈대를 꺽지 않으십니다.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십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하찮은 것들에도 소망을 버리지 않으시고 결국에는 살려내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또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상한 갈대와 같은 우리들을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