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연속 설교를 시작하면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주제는“신앙의 여정입니다. 아브라함은 평생을 나그네(sojourner)로 살았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갈데아 우를 떠난 것을 시작으로 하란을 거쳐서 가나안 땅에 오기까지의 믿음의 여정, 가나안 땅에서 이집트와 그랄이라는 곳을 오가는 그릇된 여정, 마지막에 외아들 이삭을 바치기 위해서 모리아 산을 오르는 순종의 여정 등등 아브라함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말 그대로 유목민 생활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인생여정만 옮겨 다닌 것이 아닙니다. 그의 신앙여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온 가족을 데리고 하란을 떠났던 아브라함의 믿음은 대단해 보입니다. 이 정도라면 아브라함은 처음부터 100점을 맞고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의 믿음은 사정없이 흔들립니다. 가뭄이 찾아오니 먹을거리를 찾아서 이집트로 내려갑니다.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아브라함은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종을 취해서 이스마엘이라는 자식을 낳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가장 커다란 종교 갈등을 일으키게 된 시작점입니다.
이와 같은 아브라함의 허물은 아브라함 역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음을 가르쳐줍니다. 먹을 것을 찾아서 약속의 땅을 떠났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비겁한 행동을 저질렀고,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자기 고집대로 일을 벌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되었을까요? 어떻게 이삭을 하나님께 드리는 결심을 할 정도의 큰 믿음을 갖게 되었을까요? 아브라함의 인생/신앙 여정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이방 땅에서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를 지켜주시고, 그에게 약속의 자녀 이삭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과 아브라함의 관계에서 하나님은 늘 주도권을 잡고 아브라함을 훈련시키셨고,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만들어가셨습니다.
물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위대함도 있습니다. 고집을 부리고, 실수를 하면서도 그가 결국에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지만 우리와의 차이점은 그에게“행함이 있는 순종”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보시고 아브라함을 열국의 아비로 택하셨고 그를 복의 근원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같은 순종의 인물, 신앙의 여정을 하나님과 더불어 시작할 믿음의 인물을 찾고 계십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