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를 마치면서

룻기를 설교하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가뭄을 피해서 모압땅으로 피난갔던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는 이방 땅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모두 잃습니다. 그리고 모압 며느리 룻과 함께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옵니다. 자신들을 마중나온 고향 사람들에게 다시는 자신을 기쁨의 여인 나오미라고 부르지 말고, 고통의 여인 마라라고 부르라고 부탁할 정도로 무너진 인생입니다. 하루는 며느리 룻이 보리이삭을 주우러 갔는데 우연히도 보아스의 밭에 갔습니다. 그때 마침 보아스가 들에 나왔다가 룻을 만납니다. 이렇게 보아스와 룻은 처음 만나게 되고, 나오미의 조언을 들은 룻이 보아스에게 접근함으로 부부가 됩니다.

룻기를 여러 각도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무심코 읽으면 룻기는 보아스와 룻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이 시어머니 나오미의 기지와 보아스의 지혜로운 처신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 또 구약성경 전체의 맥락에서 보면 룻기는 다윗왕의 조상이 누구인지 가르쳐줍니다. 왕이 없던 시절을 묘사하는 사사기와 다윗왕이 주인공인 사무엘서의 중간에 룻기가 위치해 있고, 다윗의 고조할머니가 룻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것을 성경 전체로 확대하면 룻은 영광스럽게도 예수님의 조상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태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족보에 보아스와 이방 여인 룻의 이름이 나옵니다. 이처럼 룻기는 비록 4장 밖에 되지 않는 짧은 말씀이지만 성경 전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룻기의 중요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룻은 모압여인이었습니다. 당시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만이 선택된 민족이라는 우월의식에 젖어 있었습니다. 이방 민족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압여인 룻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다윗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룻기 속에는 빈부귀천, 남녀노소, 민족에 대한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을 받아주시고 구원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룻기를 연속설교하면서 신약성경의 두 구절을 룻기와 연관해서 기억하기를 부탁드렸습니다. 룻기가 펼쳐지는 무대 뒤편에서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일하신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로마서 8장 28절과 연결시켰습니다.:“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또한 룻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듯한 선한 사람들입니다.

서로를 축복하고 격려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과 관련해서 마태복음 5장 16절을 소개했습니다.:“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이 두 구절을 꼭 기억하시고 가능하시면 암송하셔서 마음에 새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구약성경 룻기에 임한 하나님의 섭리가 서머나 식구들 위에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룻기 속에서 만났던 룻과 나오미 그리고 보아스의 선한 마음을 우리 모두 닮아서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빛 된 삶을 사시길 부탁드립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