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9년도 성탄주일입니다. 성탄절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죄로부터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예수님은 하나님이셨지만 자신을 비워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죽기까지 낮추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심으로 온 세상의 구세주가 되셨습니다. 성탄절은 요즘 세상에서 말하듯이 연말에 찾아오는 휴일(holiday)이 아닙니다. 싼 값에 쇼핑을 즐기는 날도 아닙니다. 우리를 살리기 위해서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금 마음 깊은 곳에 모시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살기로 결심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본래 하나님이시지만,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셔서 33년을 우리와 똑같은 인생을 경험하시면서 지내셨습니다. 때로는 피곤하셔서 뱃전에 몸을 기대고 주무셨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을 바라보시며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열두 명의 제자들을 불러서 훈련시키셨지만 그 가운데 한 명으로부터 배신감도 맛보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는 죽음 앞에서 심히 괴로워하셨고 육신의 괴로움에 절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처럼 우리와 똑같은 인생을 사신 것을 두고 히브리서 기자는 다음같이 기록했습니다.:“그는 몸소 시험을 받아서 고난을 당하셨으므로 시험을 받은 사람들을 도우실 수 있습니다.”(히2:18, 표준새번역).
예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이처럼 여러 가지 고난과 핍박을 받으셨지만, 예수님은 한 번도 세상에 무릎 꿇지 않으시고 꿋꿋하게 메시야로서의 사역을 감당하셨습니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었을까요? 신약성경 가운데 누가복음은 그 이유를 예수님의 기도에서 찾고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누가복음 은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특별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고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기도하셨습니다 (눅3:21-22). 열두 명의 제자들을 세우시기 직전에 예수님은 온 밤을 새우시면서 기도하셨습니다(눅 6:12-13).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셨지만 그는 본래 하나님과 본체셨습니다. 한 번은 사랑하는 제자들 앞에서 자신이 하나님이신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온 몸에 광채가 나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신 것입니다. 그때도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눅9:28-30).
무엇보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만큼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온 인류의 죄를 한 몸에 지고 가시는 길이 결코 쉽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이 잔을 자신에게서 치워달라고 하실 정도로 고뇌하시면서 솔직한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시면서 자신을 뜻을 내려놓으십니다(눅22:39-46).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기도의 백미는 십자가에 위에서 드리신 용서의 기도입니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자들을 위해서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4:34).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 기도하는 사람을 쓰십니다. 하나님 앞에 무릎 꿇지 않고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고 많이 부족해도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사람을 쓰셔서 하나님의 능력을 세상에 드러내십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