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이렇게 빠를 수가 있습니까? 한해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9년도 나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나이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제가 이 정도인데 할머니 권사님들과 서머나 성도님들께서는 훨씬 빠르게 시간의 속도감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올 한해가 정말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초에는 예배 처소를 찾느라 정신없이 두 달여를 보냈고, 새로운 예배당으로 이전해 와서는 정착하고 이전감사 예배드리고 나니 벌써 여름이 닥쳤습니다. 매주 닥치는 일들을 놓고 기도하고 하나님 앞에서 씨름하면서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앞으로는 시간이 더 빨리 지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듣기 위해서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하고 무엇보다 하나님께 인정받도록 매사에 충성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오늘까지 아홉 번에 걸쳐서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눴습니다.“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렙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고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인생의 물결 속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는 인생이 된다면 그야말로 가장 큰 행복입니다.
여기서 하나님께 쓰임 받는 기준을 세상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세상에서 출세해서 명예를 얻거나 남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갖는 등 소위 세상에서 난 사람이 되는 것을 두고 하나님께 쓰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에서 멀리 떨어진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서 난사람이 됨으로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멋진 인생을 펼쳐 보이면 그만큼 신앙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하나님께 쓰임 받은 길은 아닙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은 사람은 도리어 세상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예수님도 세상에 계시는 33년 동안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셨고, 급기야 자신이 뽑은 제자의 배신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교회가 온 세상으로 전파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사도바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의 사도바울은 세상에서 전도유망한 젊은이요 이미 난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은 후 그의 인생은 굶주리고, 사람들에게 쫓기고, 감옥에 갇히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고난 가운데 있으면서 하나님께 쓰임 받은 예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이 꼭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행여나 은연중에라도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이 우리 가운데 계시다면 오늘 생각을 바꾸시고 세상의 지위와 상관없이 쓰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은 우리들의 삶의 처소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매 순간 체험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감사가 넘치고, 작은 일에 충성하면서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를 감지하고, 끝까지 견디는 것이 곧 하나님께 쓰임 받는 모습입니다. 거기에 우리의 내면과 성품이 예수님을 닮아갈 때 그 자체가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처지가 어떠하든지 우리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와 복음이 전파된다면 하나님께 가장 귀하게 쓰임 받는 것입니다. 그때 필요한 마지막 덕목이 바로“믿음”입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계시다는 “존재에 대한 확신”, 하나님을 찾는 자들에게 상주신다는 “열매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마음껏 쓰십니다. 믿음의 사람은 담대합니다. 감사가 넘칩니다. 성품과 삶 속에서 예수님이 드러납니다. 서머나 식구들과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온전히 쓰임받기를 기도합시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