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의 하나님은 신약성경이나 오늘날 우리가 믿는 하나님보다 세상 역사에 구체적으로 간섭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죄를 지으면 즉각 심판하십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축복도 세상 속에서 눈에 보이게 임합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창세기 말씀이 대표적입니다.
흉년을 피해서 블레셋으로 피신 간 이삭은 그곳에 머물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그랄 땅에 머뭅니다. 하지만 블레셋 사람들이 자신의 아내 리브가를 넘보는 것을 알아차리고 리브가를 아내가 아니라 누이동생이라고 속입니다. 이방 땅에서 이삭의 삶이 녹록치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이삭과 리브가가 부부사이인 것을 알아내고 온 백성들에게 이삭과 리브가를 해치지 말 것을 명령합니다. 아비멜렉이 이삭을 구해주었지만,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을 움직이셔서 이삭과 리브가를 구해주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블레셋 땅에 머물라고 하시면서, 이삭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이 땅에 유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리라”(창26:3). 이삭은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의지해서 그랄에 머물기고 결정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이삭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그대로 지키셨습니다. 이삭이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이삭과 함께 하셨고 아비멜렉을 통해서 그를 구해 주셨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블레셋 땅에 머문 이삭은 그곳에서 농사를 짓습니다. 유목민이었던 이삭이 농사를 지었다는 것이 생소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대로 이삭을 축복하셨습니다. 이삭은 백배의 수확을 얻게 되고 블레셋 땅에서 아버지 아브라함이 그랬듯이 아주 큰 부자가 됩니다. 백배의 결실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임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13절에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라고 했는데, 여기에는 하나님의 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게 임했다는 히브리어 표현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니 온 세상이 흉년이 든 상황에서도 이삭만은 기적 같은 풍년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은 환경에 상관없이 자신의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하신 분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을 한없이 축복하신 것을 본 블레셋 사람들은 이삭을 시기했습니다. 이삭의 축복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았다면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었을 텐데, 흉년을 피해서 자기 땅에 온 이삭이 부자가 된 것만을 보고 시기하고 질투한 것입니다. 그들은 아브라함이 파놓은 우물을 흙으로 메우면서 이삭을 훼방합니다. 당시는 우물이 중요했고, 흉년이 드는 경우 우물을 갖고 있는 것은 커다란 재산이었습니다. 우물을 메웠다는 것은 이삭에게 아주 치명적인 손해를 입힌 것입니다. 결국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이삭을 찾아와서 자기 땅을 떠나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삭은 그랄 평지를 떠나서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그곳에 거합니다. 이삭은 이미 거부가 되어 있었고 종들도 있어서 블레셋 사람들의 요구에 힘으로 대항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삭은 그들과 싸우지 않고 아비멜렉 왕의 요청대로 그동안 일구어놓았던 삶의 터전을 떠납니다. 이삭은 하나님께서 자기와 함께 하심과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축복하신다는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도 이삭처럼 담대해야 합니다. 손해를 보고 희생을 하더라도 여호와 이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