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은 이방땅 블레셋에서 하나님의 함께 하심과 축복하심을 모두 경험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을 주목하셨고 언제나 이삭보다 앞서 행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삭에게 하나님의 특별하신 축복이 임할 때마다 블레셋 사람들은 그를 시기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이삭의 생명줄인 우물을 모두 흙으로 매웁니다. 흉년이 찾아왔는데 우물까지 없으면 농사는 물론 목숨을 부지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삭에게 호의적이던 블레셋 그랄 왕 아비멜렉까지 이삭을 찾아와서 그 땅을 떠나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삭이 하나님의 약속대로 축복을 받았지만 그것이 세상 사람들의 시기를 사게 된 것입니다.
이삭은 백배의 결실과 많은 재산을 모았던 장소를 미련 없이 떠납니다. 이삭답게 아무런 토를 달지 않습니다. 이삭이 이렇게 세상에서 얻은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창26:3)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마음에 간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인생길을 예비해 주시는 여호와 이레 하나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이삭으로 하여금 새로운 터전을 향해서 길을 떠나게 했습니다.
이삭은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그곳에 거합니다. 그곳도 예전에 아버지 아브라함이 있었던 곳입니다. 이삭은 아버지가 떠난 후 블레셋 사람들이 메워놓았던 우물을 다시 파기 시작합니다. 물을 찾는 일입니다. 과거의 영광에 도취되지 않고, 현재의 모습에 낙심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이삭은 아버지의 우물을 모두 복원한 다음에 아버지가 불렀던 우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삭이 이방 땅에서 아버지를 기억한 것입니다. 아니 아버지가 믿던 하나님을 기억하고 자신의 신앙을 아버지의 신앙에 비추어 새롭게 하려는 결단이었을 것입니다.
이삭의 종들이 골짜기에서 우물을 파기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물줄기가 터졌습니다. 이삭의 새로운 터전에서도 하나님은 이삭과 함께 하셨고 그를 축복하시면서 약속을 지키신 것입니다. 그때 블레셋 그랄 땅에서 양을 치던 유목민들이 또 다시 훼방합니다. 이삭이 판 우물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겨댑니다. 이삭이 잘되기만 하면 이들이 나타납니다. 이삭은 그 우물을“에섹(다툼)”이라고 부릅니다. 우물로 인해서 블레셋 사람들과 다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삭은 다시 우물을 팝니다. 그런데 블레셋 사람들이 두 번째 판 우물을 두고도 시비를 겁니다. 이번에는 그들의 훼방이 훨씬 심했던지 우물의 이름을 “싯나(대적함)”라고 부릅니다.
이삭은 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장소를 옮겨가면서 우물을 다시 팠습니다.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과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복주실 것을 믿었기에 세상의 훼방과 간섭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우물을 팠을 것입니다. 이삭이 그곳에서도 물을 얻었고, 더 이상 다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이삭이 우물 이름을“르호봇(장소가 넓음)”이라고 짓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의 장소를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창26:22). 이삭의 마지막 감사의 고백을 통해서 그가 하나님을 굳게 믿고 다툼이 그칠 때까지 우물을 파고 또 팠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은 약속을 마음에 품고 에섹에서 르호봇까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서머나식구들 모두 믿음 가운데 여러분 각자에게 예비된 르호봇에 이르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