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에

올해도 어김없이 부활주일을 맞습니다. 한국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할 때, 부활주일에 삶은 계란에 색깔을 입혀서 나눠주곤 했습니다. 계란 속에서 병아리가 태어나는 것은 계란 속에 생명이 들어 있다는 표시로 계란을 나눠준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계란을 갖고 예수님의 부활을 설명합니다.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예쁜 색깔의 계란을 가지려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집에 가서 예쁘게 색칠한 계란을 보면서,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듯이 예수님께서도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부활절은 교회가 지키는 가장 큰 절기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기독교는 예수님의 부활과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에서 사도 바울이 고백하듯이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들이 전하는 복음도 헛것이고 우리들의 믿음도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고전15:14). 아니 기독교 자체가 이 세상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믿음은 죽음에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살아나셨기에 우리들도 육체의 죽음 너머에 계속되는 영원한 생명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해 줍니다. 부활신앙으로 무장하면 죽음의 세력이 우리 안에서 활동하지 못합니다. 죽음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11장 말씀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베다니의 나사로를 죽음에서 살려내신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로를 살리러 가면서 그의 누이 마르다에게 말씀하십니다.:”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요11:23). 나사로가 죽은 지 이미 나흘이 지난 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나사로가 다시 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르다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부활신앙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요11:25-26).

예수님을 믿을 때 죽음과 삶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놀라운 선언입니다. 죽은 자들이 마지막 날에 부활하게 될 것은 마르다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살아서 믿는 자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말씀이 새롭습니다. 우리들도 살아서 예수님을 믿고 있으니 그 말씀이 더욱 마음에 깊이 다가옵니다.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말씀이 무슨 뜻일까요? 우리들이 예수님을 믿고, 새로운 생명을 누리고 산다면 이 말씀을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생명이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곧 생명을 품고 있는 셈입니다. 생명은 죽음의 반대말입니다. 그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으니,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으면 영원한 생명이 우리 안에 주어진 것입니다. 살아서 주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계란이 생명을 품고 있듯이, 우리들은 생명이신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시고 살아갑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들 안에 계십니다. 2011년 부활절 아침에,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능력이 서머나 식구들께 그대로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