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 1

물을 좀 달라

누구든지 조금씩은“편견(偏見)”을 갖고 사람들이나 세상을 바라보게 마련입니다. 말 그대로 한쪽으로 치우쳐서 판단하고 그것만이 옳다고 여기는 태도입니다. 편견이 지나치면 사고나 관계에서 균형을 잃게 됩니다. 만사를 자기중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자칫 외톨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모든 사람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빌4:5).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사랑하듯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마22:39). 이처럼 신앙생활은 자기중심에서 하나님중심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거기서 이웃사랑까지 나가면 금상첨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3년간의 공생애기간 동안 편견 없이 모든 사람들을 만나셨고 그들에게 하늘나라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사건이 앞으로 한 달 동안 살펴볼 요한복음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 당시 사마리아는 자신들만의 신앙을 고집했고 그림신산에서 따로 예배하면서 예루살렘 사람들과 적대관계에 있었습니다. 물론 예루살렘 중심의 유대인들도 사마리아 사람들은 우상을 숭배하고 외국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신앙의 순수성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천한 백성 취급을 했습니다. 경건하다고 자부하는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땅을 밟는 것조차 부정하다고 생각해서 먼 길을 돌아서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내려가는 길에 사마리아를 들리십니다. 수가라는 동네의 우물가에서 쉬고 계실 때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러 왔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정오에 혼자서 물을 길러 온 것을 보면 이 여인에게 특별한 사연이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말을 건네십니다.:“물을 좀 달라.” 외간남자가 여인네에게 물을 달라고 하는 것도 당시 관습에 맞지 않습니다. 게다가 유대출신인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접근하신 것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물가라는 환경에 맞게 물이라는 주제로 여인과 대화를 시작하십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의 말씀에 툴툴거리면서 답변을 하다가 한 번에 갈증을 해소하는 기적의 물을 말씀하시자 여인이 바싹 다가섭니다. 예수님께서 한번 먹으면 다시 목마르지 않는 특별한 물(magic water)을 주실 것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먹는 물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물가에서 여인을 만나셨고, 그 여인에게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감지하신 예수님께서 물이라는 소재를 갖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생수(living water)를 제시하십니다. 먹는 물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음으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물은 마시는 물이 아니라 생명으로 인도하는 영생의 물이었습니다. 생수의 샘이 복음 속에 들어있고, 복음을 체험한 사람은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넘치게 됩니다. 이처럼 우물가에서 시작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는 먹는 물로 시작해서 기적의 물을 지나서 생수로 발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땅을 밟으시고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시면서 편견을 깨뜨리셨습니다. 사람들이 꺼려하는 곳에 가셨고 당시로서는 천한 신분인 여인에게 생수의 복음을 소개하셨습니다. 우물가에 걸맞은 물을 주제로 여인의 관심을 끌어내셨습니다. 오늘날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편견 없이 모든 사람에게 임합니다. 복음의 메시지는 우리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다가옵니다.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가신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도 찾아오십니다. 생수의 복음을 주시기 위함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