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이 참되도다
유대인이라면 상종하지도 않았던 사마리아땅을 들어가신 예수님께서 당시에는 천대받던 여인에 먼저 말문을 여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내려오시던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수가성에 들렸을 때 생긴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도적으로 사마리아를 지나가셨을 것입니다. 천년 가까이 이어져온 편견을 깨기 위함이었고,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사마리아에도 펼치기 위함이었습니다.
한 낮에 물을 길러 온 사마리아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먼저 말을 거셨습니다. 물을 달라는 화두로 사마리아 여인과 말문을 트신 것입니다. 먹는 물로 시작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로 발전합니다. 처음에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던 여인도 한번 먹으면 다시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신다는 말씀에 바싹 다가서면서 관심을 보입니다. 인적이 드문 한 낮에 물을 길러 온 사마리아 여인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한 낮에 왔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것이 버거우니 물을 길러 오는 것도 신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모금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구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여인의 마음을 읽으셨음에 틀림없습니다. 우물가에서 여인을 만나는 순간 그녀의 심정을 알아차리셨기에 물을 달라고 먼저 말을 거셨을 것입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달라는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어쩌면 생뚱맞은 그러나 하기 힘든 말을 하십니다: “네 남편을 불러오라.” 예수님께서 여인의 개인사를 건드신 것입니다. 물을 달라고 했을 때 퉁명스럽게 대답할 정도의 여인이라면 남편을 불러오라는 말에 화를 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여인이 솔직합니다. 예수님을 향해서 마음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남자도 그녀의 남편은 아닙니다. 유대인의 율법에 의하면 세 번까지 결혼할 수 있는데 이 여인은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습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보아도 여인이 살아온 인생이 어떠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 자기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이 부담스러워서 인적이 드문 한 낮에 물을 길러 우물가에 온 것입니다.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을 걸었을 때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여인의 아픔을 이미 아시고 차근차근 그녀에게 생수와 같은 영생의 복음을 소개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향해서 마음이 열린 사마리아 여인도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녀를 향해서“네 말이 참되도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이 선지자임에 틀림없다고 고백합니다. 우물가에 마실 물을 길러 온 여인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의 복음이 그녀에게 임했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의 가장 깊은 곳을 만져주셨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마음의 아픔과 상처를 예수님께서 건드리셔서 그녀로 하여금 예수님을 선지자라고백하도록 도우셨습니다. 신앙은 마음 깊은 곳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때 임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습니다. 치유와 회복의 손길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