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초에는 야외예배로 모였습니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예배한 것입니다. 공중 나는 새들을 보면서 제가 평소에 존경하던 존 스토트 목사님의 “새”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스토트 목사님은 영국 성공회 신부님으로 작년에 작고하셨는데 성경과 신학에 대한 저술은 물론 사역을 통해서 복음주의 교회를 이끌었던 훌륭한 지도자셨습니다. 스토트 목사님은 신학과 목회 외에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만물을 관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그 가운데 새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셔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는 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앞으로 스토트 목사님께서 저술하신 <새: 우리들의 선생님>이라는 책을 참고해서 새에 대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9,000여종의 새들이 있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약 10여종이 넘는 새들이 등장합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새는 노아의 홍수때 땅이 말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노아가 세상으로 내 보냈던 까마귀입니다(창6:7). 까마귀는 돌아오지 않고 물이 마르기까지 공중을 날아다녔습니다. 두 번째로 내보낸 비둘기는 감람나무 잎사귀를 물고 돌아왔습니다. 선지자 엘리야가 그릿시냇가에 숨었을 때 까마귀가 그에게 음식을 날라주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말씀에도 하나님께서 까마귀 새끼를 먹이신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를 길조(吉鳥)로 여기지 않습니다. 까만 색깔과 음산한 울음소리 때문입니다. 실제로 까마귀는 농산물을 해치기도 하고, 무엇보다 썩은 고기를 먹는 등 좋지 않은 행동을 한답니다. 까마귀들은 우두머리 없이 각자 생활하는데 여기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반면에 까마귀는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수컷이 먹이를 공급해 줍니다. 거동하지 못하는 어미 새에게 먹이를 갖다 주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렇다고 까마귀가 결코 아름다운 새는 아닙니다. 구약성경에서도 까마귀 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레11:15,신14;14).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우는 까마귀 새끼를 먹이시는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욥기 38장 41절에서는 까마귀 새끼가 먹이를 찾는 모습을 하나님께 울부짖는 것처럼 묘사합니다:“까마귀 새끼가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으며 먹을 것이 없어서 오락가락할 때에 그것을 위하여 먹을 것을 예비하는 자가 누구냐?”하나님께서 울부짖는 까마귀 새끼에게 먹을 것을 예비해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공중 나는 새들을 보면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하나님께서 저들도 먹이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먹잇감을 예비해 놓으셨고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새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들이야말로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 쉬지 않고 날갯짓을 해야 합니다. 먹잇감을 찾기 위해서 작은 눈을 크게 뜨고 움직여야 합니다. 먹잇감을 발견하면 잽싸게 가로채야합니다. 때로는 자기보다 큰 맹수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 주의를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먹이신다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함을 공중 나는 새들을 통해서 배웁니다.
까마귀 새끼가 하나님을 향해서 부르짖는 울음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 그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오락가락할 때에 먹을 것을 예비해 주시는 하나님! 우리들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대하는 것을 기뻐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도우심이 참빛 교회 성도님들 모두에게 매일같이 임하길 간절히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