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을 가기 전, 예수님께서 드리신 기도는 우리의 심금을 울릴 만큼 솔직하면서 또한 온전한 기도였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습관대로 감람산에 오르셨습니다. 피곤에 지친 제자들은 예수님의 속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잠을 잤지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앞에 놓으시고 하나님 앞에서 고뇌와 확신의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습관대로 감람산에 가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들도 기도의 자리로 나가는 것이 습관이 되길 원했습니다.“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는 예수님의 기도처럼 우리들도 솔직하게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기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십자가의 길을 기꺼이 가시겠다는 순종이자 결단의 기도였습니다.
2013년 기도에 대한 말씀을 마무리하는 오늘은 예수님의 기도하시는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습관을 좇아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돌을 던질 정도의 거리에 가셔서 따로 기도하십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단둘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하듯이 기도할 수 있지만, 때때로 하나님과 단둘이 교제하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과 단독으로 설 때 우리는 솔직해 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물론 세상일에서 조금 떨어져서 기도할 때 임하는 은혜가 있습니다. 하나님과 단둘이 만나서 교제하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도처를 갖는 것도 신앙생활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할 때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예수님의 기도를 도왔다고 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천사의 수종을 받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힘을 도왔다는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어느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힘을 모두 소진하시면서 기도하셨기에 천사가 내려와서 예수님께 힘을 더해 준 것입니다. 기도에는 간절함이 서려있어야 합니다. 대충하는 기도 또는 입술의 기도만으로 부족합니다. 천사가 내려와서 도울 정도의 간절한 기도에 하나님께서 어찌 응답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힘쓰고 애써 기도하셨다는 헬라어 표현은 고뇌와 진실함이 섞인 기도를 가리킵니다. 힘써서 기도하심은 십자가를 앞둔 예수님의 고뇌(agony)를 잘 표현합니다. 온 인류의 죄를 한 몸에 지시고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많이 힘드셨을 것입니다. 애써서 기도하심은 간절히 그리고 진실 되게 기도하시는 모습입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기도하셨고 간절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셨을 것입니다.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정도의 기도라는 말씀이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가장 잘 표현해 줍니다.
우리의 기도생활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지난 한달 동안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살펴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결심했습니다. 진정한 기도가 무엇인지 즉 기도의 정수를 배웠습니다. 하나님과 깊은 사귐, 솔직한 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가 힘이 있음을 배웠습니다. 기도의 방법과 내용이 중요하지만, 오늘 말씀을 통해서 기도의 자세도 중요함을 배웁니다.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정도로 간절한 기도야말로 금향로에 드려지는 성도의 기도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들도 겟세마네 동산의 예수님처럼 기도하길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