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회개 또는 회심이라는 말을 교회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두 가지 경우가 비슷한 뜻이지만 회개(repent-ance)가 앞에 있고 회개한 이후에 믿음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회심(conversion)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개는 회심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셈입니다. 회개는 구원에 이르는 현관문과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회개의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회개는 하나님 없이 살았던 자신의 옛 모습을 인정하고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죄였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보다 자신이 주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세전부터 자신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유아독존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살았던 인생을 청산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회개는 하나님을 향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회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슈브는“돌아서다”라는 뜻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살았던 삶,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고 부정하던 마음, 자기가 최고인 줄 알았던 교만함을 깨닫고, 인정하고, 그런 옛날의 삶에서 돌아서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받아 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은혜로 우리의 죄를 모두 담당해 주시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믿음과 능력을 주십니다. 비로소 그리스도인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회심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와 능력으로 죄 사함을 받았고, 죄의 지배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옮겨졌지만 우리 안에 여전히 죄의 찌꺼기가 남아있습니다. 타락한 세상이 우리를 죄 가운데로 유혹합니다. 저는 이것을 두고 죄가 우리에게 달려 붙는다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회개의 자리로 나가야 합니다. 회개는 매일의 과업입니다. 아니 순간순간 죄의 모습이 드러날 때마다 즉시 회개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회개를 통해서 하나님 백성으로 멋지게 자라가야 합니다. 앞에서 회개를“돌아섬”이라고 했습니다. 삶의 방식이 바뀌는 것입니다. 삶의 목적도 바뀌는 것입니다. 마음과 생각을 비롯한 가치관도 바뀌는 것입니다. 여기서 회개가 단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 또는 죄책감을 해결하는데 만 머물러서 안 됨을 발견합니다. 회개는 삶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누가복음 19장의 삭개오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뽕나무에 올라갔습니다. 예수님께서 삭개오를 찾아오셨고 그는 서둘러 내려와서 예수님을 맞았습니다. 삭개오는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개했습니다. 말로만 회개한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을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삶의 변화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삭개오를 향해서“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눅19:9)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했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새로운 삶으로 인도합니다.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죄를 고백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삶으로 나가게 하는 힘이 회개 속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새로운 생명의 능력입니다. 진정으로 회개하기 원합니다. 날마다 십자가 앞에 엎드려 우리의 남아있는 죄성과 그릇된 행동을 회개하기 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으로 나가기 원합니다. 회개는 우리 모두를 근사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주는 최고의 비결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