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약성경에서 사도바울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인 베드로에 대한 말씀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베드로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면, 사도바울은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을 받아서 예루살렘 이외의 소아시아와 로마 도시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과 3년을 함께 지냈고,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에는 초대교회의 핵심 인물이 되었습니다. 사도로서 베드로의 권위를 따를 자가 없을 정도였기에 사도 바울도 예루살렘에 와서 그에게 선교보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복음서에 나타난 베드로는 완벽하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였습니다. 결혼을 해서 아내가 있었고 몸이 허약해서 병상에 있는 장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동생 안드레와 어부 일을 했고 같은 마을의 요한과 야고보 형제와 동업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에 시달릴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지도 않았던 보통사람입니다.
대부분의 뱃사람들이 그렇듯이 베드로 역시 다혈질에 가까운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30여년 고기를 잡으면서 생긴 팔의 단단한 근육만큼이나 그의 성품도 꽤나 단단해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얘기하고, 예수님을 끝까지 따르겠다고 말하고는 몇 시간도 채 안되어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베드로의 마음 깊은 곳에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부르셨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결국에는 초대교회의 지도자로 우뚝 섰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갚기 위해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습니다.
베드로의 원래 이름은“시몬”입니다. 시몬은 당시에 매우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처음 베드로를 만난 자리에서 장차 “게바”로 불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게바는 예수님 당시에 사용되던 아람어이고, 베드로는 헬라어로서 모두 “반석”이라는 뜻입니다. 처음 예수님을 만난 베드로는 예수님과 비슷한 연배의 갈릴리 어부였습니다. 그의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눈에 보아도 그에게 반석과 같은 믿음이나 견고함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동생 안드레 때문에 예수님께 나왔건만 예수님께서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 나온 베드로의 모습에서 세심함이나 침착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석(rock)이라기보다는 갈릴리 지방에 흔한 자갈(stones)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가 장차 게바(반석)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예언하십니다. 베드로는 그 뜻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을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별명을 지어주셨다고 생각했을 뿐 베드로라는 새로운 이름이 무슨 의미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베드로 속에서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선뜻 따라나섭니다. 이것이 베드로의 열심이고 헌신입니다.
베드로는 그의 이름대로 교회를 세우는 반석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처음 보셨을 때 그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고 계셨기에 반석이라는 이름을 주신 것입니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천국의 열쇠를 갖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우는 귀한 사역을 감당할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구원자되신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베드로에게 임한 축복입니다. 평범한 갈릴리 어부 시몬이 하나님의 나라의 일꾼 게바가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