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아들 시몬 베드로가 차근차근 예수님을 경험하고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갑니다. 솔직히 베드로는 천방지축처럼 행동하는데 그를 게바로 부르신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 가십니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예수님의 능력을 두 번에 걸쳐서 경험했던 베드로입니다.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지라는 말씀을 믿고 깊은 데로 가니 배가 잠길 만큼 고기를 잡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경험하고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했습니다. 그 다음에, 칠흑같이 어둡고 폭풍이 치던 날 갈릴리 호수 한 가운데서 헤매고 있던 제자들과 베드로는 물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처럼 물위를 걷고 싶었던 베드로는 “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배에서 뛰어내려서 물 위를 걷습니다. 물위를 걷던 베드로가 예수님이 아닌 바람을 보는 순간 물에 빠집니다. 그때 베드로는 예수님을 향해서 구해달라고 외칩니다.
첫 번째 갈릴리에서의 만남을 철저하게 예수님께서 주도하셨다면, 두 번째 물 위를 걷는 사건은 베드로가 예수님께 물 위를 걷게 해달라고 먼저 요청했습니다. 그만큼 베드로가 자랐습니다. 바람을 보고 두려워 물에 빠지게 되자 예수님을 불렀고 예수님은 그를 구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실패와 실수 가운데 예수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시고 오천 명을 먹이시고 폭풍을 잔잔케하시는 등 하나님의 능력을 행하시자 사람들은 예수님이 과연 누구신지 궁금해 합니다. 어떤 이들은 얼마 전에 죽었던 세례요한, 예레미야와 엘리야와 같은 선지자라고 말합니다. 그때 베드로가 나서서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 예수님이 누구신지 베드로는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정답으로 대답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대답이 없습니다. 어떻게 베드로가 여기까지 자랐을까요? 예수님과 더불어 있었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능력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자신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실 것을 처음으로 예고하십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극악무도한 강도들이 벌을 받는 십자가에 죽으신다는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22절)라고 만류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았지만 십자가에 죽으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급한 성격에 또 한 번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은 셈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는 야단을 맞습니다. 베드로가 머쓱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십자가에 죽으신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사흘 만에 부활하실 것이라는 예언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산에 오르십니다. 그곳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십니다. 예수님 옆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있고, 예수님의 얼굴이 해처럼 빛이 납니다. 자신이 하나님이심을 세 명의 제자들에게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때 베드로가 또 나서서 그곳에 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뜻과 달리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십니다. 남은 사역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성급한 성격대로 말이나 행동에 실수 투성이였던 베드로이지만 차근차근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체험해갑니다. 예수님을 따라 나서면서 그의 삶이 변하고 있습니다. 게바로 자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빚어 가신 덕분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