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7)

신앙생활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여러 가지 기적들도 나오고 한 번에 모든 일이 해결되는 듯 하지만 거기까지 이르기에 인고(忍苦)의 시간이 있었고, 때로는 정상에 섰다가도 다시 추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러한 예들을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서 발견하면서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배웁니다. 동시에 창조주되신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인 우리가 얼마나 연약하고 변덕스러운지를 깨닫습니다. 그때마다 언제나 거기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다시금 하나님 품에 안겨서 “주님,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뿐입니다. 이렇게 살아계신 하나님 바라보면서 주어진 인생길을 자기 속도대로 걷기도 하고 때로는 뛰는 것이 신앙의 여정입니다.

형들에 의해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온 요셉의 인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셔서 가는 곳마다 형통했습니다. 가정의 총무였던 그가 이집트 제국의 총리가 되는 펼쳐지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신앙의 갈등은 심해졌고 히브리 사람 요셉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습니다.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간 후 20년의 시간이 지나고 첫째 아들 므낫세를 낳으면서 비로소 고향에 대한 마음을 접고 이집트에 정착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셉 앞에 열 명의 형들이 나타납니다. 아버지와 형들이 살던 가나안 땅에도 극심한 가뭄이 닥쳤고 아버지 야곱의 분부대로 양식을 구하러 형들이 이집트에 온 것입니다. 형들은 자신이 노예로 팔아버린 동생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했기에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금방 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형들의 무감각과 요셉의 알아차림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요셉은 형들을 거칠게 다룹니다. 형들에 대한 옛 감정이 되살아나서 그것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관계가 단숨에 회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온전한 용서와 화해를 위해서 거쳐야 할 과정이 꼭 있습니다. 요셉이 형들을 거칠게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므온을 볼모로 잡고, 동생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명령합니다. 형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20년 전 자신들이 동생 요셉에게 했던 일을 회개하기 시작합니다. 형들의 말을 옆에서 들은 요셉은 울컥합니다. 하지만 아직 형들 앞에 자신을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면서 아버지 야곱은 요셉의 요구대로 사랑하는 아들 베냐민을 다른 아들들과 함께 이집트로 보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베냐민을 지켜주시길 기도합니다. 이집트에 도착한 형들은 세 번씩이나 요셉에게 몸을 굽혀 절합니다. 요셉의 꿈이 이뤄진 것입니다. 친동생 베냐민을 본 요셉은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격해 집니다. 하지만 아직도 준비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야곱은 요셉을 잃고 20년을 상심하면서 살았는데 이제 나머지 아들들을 이집트로 보내고 노심초사 기다릴 뿐입니다. 형들은 영문도 모르고 이집트에서 당하고 있습니다. 요셉 역시 형들과 완전한 화해와 용서가 가능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형들을 마주합니다. 이 모든 상황을 아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요셉의 꿈을 이뤄 가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본문 속에 깃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요셉과 그의 가족의 삶이 하나님에 의해서 빚어집니다. 마라톤과 같은 삶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인도하시니 소망이 생깁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