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어느덧 2009년의 마지막 달을 맞았습니다.
달력에 마지막 한 장이 남은 것을 보면서
왠지 마음이 싸- 했습니다.
어느 때부터인지 몰라도
달력의 맨 마지막 장을 남겨놓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상념에 젖습니다.
한번
지난 열한 달의 삶을 커다란 테이블 위에
쭉 늘어놓았다고 가정해 보았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 보니
지난 한 해 동안의 삶이
마치 벼룩시장 테이블 위에 놓여진
오래된 제품들처럼 산뜻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거추장스러운 것들,
너무 오래된 것들,
고장 났다가 간신히 고쳐진 것들,
벼룩시장에서 싼값에 사가지만 결국에는 다시 버릴 물건들,
그래도 왠지 정감이 가는 오랜 친구와 같은 삶의 순간들과 추억들!
이처럼 한 해를 돌아보니
삶의 구비구비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원하심이 임했음에
감사의 고백이 절로 나왔습니다.
2.
12월은 한 해 동안의 삶을
가지런히(decently)
정리하고 정돈하는 시간입니다.
버릴 것은 버려야 합니다.
부끄러운 것들은 불로 태워 없애야 합니다.
깨끗이 손질할 것들은 말끔히 고쳐야 합니다.
귀한 것들은 곱게 싸서 보관해야 합니다.
엉클어진 것들은 가지런히 정돈해 놓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때 꼭 보관해 놓을 것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행복했던 순간들입니다.
한없이 기뻤던 순간들입니다.
어거스틴은 그의 저서 고백록에서
참 행복과 참기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참다운 행복이란
당신[하나님] 안에서, 당신을 향하여, 그리고 당신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옵니다.
참 행복이란 이것뿐 그 외에는 없습니다. 혹시 다른 종류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기쁨을 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다운 기쁨은 아닙니다.
올 한 해 동안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하나님 때문에
누렸던 참 행복과 참 기쁨을
열심히 기억해 내고 찾아내셔서
마음 한 켠에 가지런히 보관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3.
하나님
올 해의 마지막 달을 지내면서
서머나 식구들의 마음이
하나님 안에서 누린 참 행복과 참 기쁨의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목사 올림
(2009년 12월 3일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