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발처럼

좋은 아침입니다

1.

집에서 자동차로 10분여만 가면

280번 하이웨이 너머에 호숫가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나옵니다.

오후 늦게 그곳에 운동을 갈 때면

거의 어김없이 사슴가족을 만납니다.

많으면 네댓 마리가 함께 어울려서

풀을 뜯어 먹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사슴 앞에서 발을 구르면

깜짝 놀란 사슴이 산등성이로 뛰어올라갑니다.

몸을 거의 피했다 싶으면 고개를 돌려서

빤히 저를 쳐다보는 눈빛은

처량하기도 하고 때로는 섬뜩하기도 합니다.

다리가 가늘고 길어서 그런가요?

사슴의 발걸음은 사뿐사뿐 무척 가볍습니다.

2.

어제 수요예배에서는

하박국 강해를 모두 마쳤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을 향해서 질문도 많았고

자기가 사는 세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후에

자신의 생각과 신앙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고백한 말씀이 바로

마지막 3장입니다.

하박국의 고백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씀으로 끝을 맺습니다.

비록 무화과 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떼가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 찌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로 나의 높은 곳에 다니게 하시리로다. (3:17-19)

하박국을 모두 공부하고 나니

이 말씀이 예사로운 말씀이 아니라

마지막 날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을 굳게 믿은 하박국의 신앙고백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온 천지가 개벽하면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는 순간에

하박국은 구원의 하나님을 꼭 붙잡습니다.

창자가 흔들리고 입술이 떨리고 뼈가 썩을 만큼

무시무시한 심판 앞에서

하박국은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합니다.

마지막 19절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거닐

자신의 미래 모습을 눈에 그리면서 드리는

하박국의 찬양입니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로 나의 높은 곳에 다니게 하시리로다.

3.

하박국의 말씀을 단지

이 다음에 누릴 미래의 모습으로만 생각한다면

하나님 말씀의 위력이 반감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 살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삶 속에서 누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라!

이것은

하나님나라 백성의 변함없는 고백이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인생의 산등성이를

사슴처럼 가볍게 뛰어 올라가는 것입니다.

오늘이 4월의 마지막 날이고

내일부터 새로운 달 5월이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사슴처럼 한 달을 한 숨에 살아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을 즐거워하면서

4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을 마무리하게 하시고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라는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을 갖고

힘차게 새달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샬롬

하목사 올림

(2010 4 29일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