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책꽂이에서
<어린 왕자>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작은 문고판인데
1982년 6월 7일 구내서점에서
샀다고 메모를 해 놓았네요.
먼지 알러지가 있는 저는
읽는 내내 몸이 근질근질했지만
옛날 생각을 하면서 읽어 내려갔습니다.
줄을 쳐 놓은 것을 보면서
청년시절 제 생각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고
이제 50을 바라보면서
새롭게 줄을 쳐야 할 구절들도 있었습니다.
2.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소설로 유명합니다.
주인공인 “나” (저자인 생떽쥐뻬리의 가상인물)는
어릴 적 화가가 되려는 꿈을 접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합니다.
그때 아주 작은 별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납니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 오기까지
여섯 개의 작은 별들을 지나왔습니다.
모두 한 사람씩 살고 있는 작은 별들이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어린 왕자가 지나온 여섯 개의 별은
위선과 쾌락과 물질 등에 사로잡혀서
인생의 참된 의미를 알지 못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상징합니다.
어린 왕자는 일곱 번째로 지구에 도착해서
여우를 만납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임”이 무엇인지 가르쳐줍니다.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것은
누군가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랍니다.
세상에 수 많은 같은 것들이 있지만
서로 길들여지고 관계를 맺게 되면
서로에게 아주 특별한 “하나”로 다가온답니다.
여우는 작별인사를 하는 어린 왕자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가르쳐줍니다.
잘 가라. 내 비밀을 일러 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3.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삽니다.
그 가운데 그리스도인들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십니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들이 하나님께 길들여져야 함을
어린 왕자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어디 하나님과의 관계만 그렇겠습니까?
부부관계나 이웃과의 관계나
서로에게 길들여져야 합니다.
그때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특별한 “너와 나”의 관계가 이뤄지고
거기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길들여지는 것은
서로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자신을 주장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순수한 믿음으로
길들여지길 간절히 원합니다.
하나님과
그 어떤 것도 끊을 수 없는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로 길들여질 때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로마서 8:38-39)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길들여지게 하시고
그 어떤 세력도 끊을 수 없는
주님의 사랑을 항상 느끼며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올림
(2011.6.30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