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2년 7개월 동안 나름대로 정이 들었던 미국 교회에서의 마지막 예배입니다. 처음에 이곳으로 이전해서는 교회가 너무 커서 어색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성도님들께서 많이 거주하시는 저팬타운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고 무엇보다 주차장이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다란 예배당도 정이 들었고, 웅웅거리면서 잘 들리지 않던 마이크에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국교회에 익숙해 졌습니다.
이곳에 있는 동안 미국교회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우리들도 주일예배 후에는 교회를 사용한 흔적까지 없앨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었습니다. 매달 세 번째 수요일에는 노숙자 돕기에 참여해서 매달 100여명 이상의 노숙자들에게 정성껏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매달 자원봉사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요예배는 친교실 세미나실에서 드렸습니다. 예배실이 아니어서 비좁고 예배라기보다 성경공부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참석하셨고 서로 마주보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정겨움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교인들이 축하해주고 우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니 그것도 감사할 뿐입니다.
미국 교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지만 그래도 셋방을 사는 서러움도 있었습니다. 교회사용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새벽기도회를 가질 수 없었습니다. 고작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주일오후와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 2시간뿐이었습니다. 가끔씩 미국교회가 친교실을 사용하면 우리는 빵과 커피로 교제를 대신해야 했습니다.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이 교회에 와도 유아실이 따로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예배할 수 없었습니다. 중고등부아이들이 예배장소를 찾아서 큰 건물을 배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자체 건물을 가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또한 수요예배에서는 예배처소를 허락해 주시길 다 함께 기도했고, 무엇보다 권사님들께서 자체 건물 갖기를 간절히 소망하셨습니다.
열심히 기도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체 건물을 갖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교회건물 매매가 활발하지 않았고 우리 교회에 걸맞은 건물은 더더구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하나님의 때에 건물을 주실 줄 믿었습니다. 전도사님과 연로하신 권사님들께서 살아계실 때 자체건물이 생긴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았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간절한 소망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것 같습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교회 건물 구입 절차가 요소요소에 돕는 손길이 생기고 아무런 하자나 거침돌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14일부로 우리 교회 자체 건물이 생겼습니다. 7월 초에 교회 이름을 변경한 이래 새로운 건물까지 주셨으니 더 없이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입니다. 좋으신 하나님이십니다. 자신의 백성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도우십니다. 우리들도 사무엘 선지자처럼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라고 외치면서 도움의 돌(에벤에셀)을 놓고 새로운 교회로 이전하기 원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도움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하나님 아버지! 우리 참빛 교회를 기억하시고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