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한달 동안 주일설교에서
여리고 소경 바디메오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번 주까지 한번 더 바디메오와 지내고 싶었는데
사순절을 맞아서 전하려는
또 다른 주제의 말씀이 있었기에
지난 주에 마무리했습니다.

여섯 구절밖에 되지 않는
말씀을 차근차근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시간에는 길가에서 구걸을 하는 소경 바디메오의 실존,
그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불릴 만큼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소경은 저주받은 사람입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손끝에서 떨어지는
동전 소리에 인생을 걸고 길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처절할 정도로 불쌍한 인생입니다.

둘째 시간에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나사렛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치는
바디메오의 간절함을 나눴습니다.
주님, 불쌍히 여기소서 (키리에 엘레이손)
– 그는 강력하고 가장 훌륭한 외마디 기도문을 후대에 남겼습니다.

셋째 시간에는 관점을 조금 바꿔서
소경 바디메오가 아니라 그의 외침을 듣고 발길을 멈추신
예수님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길가에 앉아서 구걸하던
소경 바디메오의 간절한 외침을 들으셨고,
발길을 멈추셨습니다.
“그를 부르라” – 소경을 부르셨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불려 나온
소경 바디메오와 예수님의 만남을 살펴보았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을 해 주기 원하느냐는 질문을 통해서
바디메오와 대화를 시도하십니다.
단순히 눈을 뜨게 해주는 사건을 넘어서
바디메오와 교제하시고,
그를 사람들 앞에서 귀한 존재로 높여주셨습니다.

“다시 보기를 원하나이다 (let me recover my sight).
– 소경 바디메오에게는
오직 한 가지 구체적인 소원이 있었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는 예수님의 선포에
바디메오는 다시 보게 됩니다.

믿음
– 우리들 인생길에서 꼭 붙잡아야 할 끈입니다.

2.
바디메오에 대한 말씀은
마지막 해설(narration)까지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저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좇으니라.” (막10:52)
 And immediately he recovered his sight and followed him on the way. (Mar 10:52 ESV)

한번 더 말씀을 전했다면
“길에서(on the road) 예수님을 좇는 바디메오”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함께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첫째는 즉각성입니다.
바디메오는 눈이 뜬 그 순간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자신의 길을 가지도 않았고, 미루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매 순간 순간 즉각적인 결단임을 바디메오를 통해서 배웁니다.

둘째는 현장성입니다.
눈이 뜨인 바디메오는 자신의 삶의 처소였던
길에서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있는 자리에서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셋째는 역동성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바디메오는 길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앉은뱅이 인생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에 바디메오는 움직입니다.
길 가에서 길 위로 올라왔습니다.
자신의 발로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역동적인 삶을 시작합니다.

우리들도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을 좇는 제자의 삶을 살기 원합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세상의 염려와 바쁨 속에서,
자신의 문제에 얽매여서 주저앉아 있지 말고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 나서기 원합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주님을 따라 나서는 하루가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바디메오의 기도
바디메오의 믿음
바디메오의 헌신을 배우게 하옵소서.
힘차게 주님 따라 나서는 우리의 인생길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3.3.7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