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좋은 아침입니다.

1.
우리는 2013년 인생길을
거의 다 걸어와서
이제 달랑 일주일 남겨놓았습니다.

각자의 삶의 처지가 다양했듯이
한 해를 돌아보는 마음들도
모두 다를 것 같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에 하나님의 은혜 임해서
하나님께 감사했고,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을 많이 이루어서 뿌듯하고,
눈에 띠는 열매는 없어도 최선의 삶을 살았기에 담담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낸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 먹은 대로 인생길이 펼쳐지지 않았고
의외의 장애물을 만나서 고전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 붙잡고
의지적으로 감사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2013년 한 해 동안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길이 어떠했든지
360여 일을 걸어오신 것만도
대단한 일이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2.
히브리어에서는
율법 또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을
“걷는다(하랔흐)”라는 동사를 사용해서 표현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것이
단지 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따라서 걸어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삶이니 감사하면서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을 믿으면서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성탄절을 보내면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를 다시 보았습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무작정 달립니다.
악당들이 뒤쫓아와도,
미식축구 선수가 되었어도
심지어 베트남 전쟁에 나가서도 그는 앞으로 달릴 뿐입니다.

“얼간이”이라는 별명 그대로
어눌해 보이지만
앞으로 뛰어가면서
정상인들이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해냅니다.

그는 사람들과 약속을 지켰고,
평생 사랑을 쫓았습니다.
정류장에 앉아서 그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정류장에 앉아서
자신이 걸어온 인생길의 에피소드를
낯선 사람들에게 들려줍니다.

비록 시한부 사랑이지만
사랑의 길을 끝까지 걸어갑니다.

영화 속의 포레스 검프는
얼간이가 아닙니다.

그는 우직하게 걷고 뛰면서
잘난척하며 미적거리는
정상인들을 꾸짖고 있습니다.

3.
영화를 보면서
복잡하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오늘날 하나님을 믿는 것이
무모해 보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인들은
걷고 뛰기를 계속합니다.
하나님 말씀이 신실함을 믿고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애를 씁니다.
하나님 말씀을 따라서
신앙의 길을 걷고 또 걷습니다.

얼마나 멋진 모습인지요!

비록 우리들이
포레스트 검프처럼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어도
올 한 해 여기까지 꿋꿋하게 달려왔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신 하나님께서 박수를 보내주실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함께 달려주신 줄 믿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최고이십니다.

내년에도 우직하게 달려갑시다!

하나님 아버지
올 한 해 여기까지
꿋꿋이 걸어오신 주님의 백성들을 기쁨으로 맞아주옵소서.
주어진 인생길을 묵묵히 걸어갈 때에
늘 곁에서 동행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3.12.26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