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난 주간 한 가운데 와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캘린더가 약간 달랐지만
우리 식으로 바꿔서 말하면
예수님께서는 목요일 저녁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고,
겟세마네에 가셔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신 후에
잡히셔서 밤새도록 심문을 받으셨습니다.
성금요일,
빌라도를 통해서 사형선고를 받으신 후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달리셔서
오후 3시에 운명하셨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12시부터 운명하시던 3시까지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두움이 임했다고 전합니다(눅23:44).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일곱 번 말씀하셨는데
마지막 말씀은 하나님을 향한 기도였습니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23;46)
고난 주간은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읽고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함께 걸어가는 시간입니다.
매우 세세하게 예수님을 느끼는 주간입니다.
십자가의 은혜, 십자가의 고난을 깊이 느낄수록
부활의 기쁨도 그만큼 클 것입니다.
2.
올해 부활절을 맞으면서
갈라디아서 2장 20절 한 구절을 갖고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모두 외우시길 부탁 드렸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2:20)
I have been crucified with Christ. It is no longer I who live, but Christ who lives in me. And the life I now live in the flesh I live by faith in the Son of God, who loved me and gave himself for me. (Gal 2:20 ESV)
우리들도 바울처럼
자신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기 원합니다.
우리의 죄를, 욕심을, 염려와 근심을
우리들 옛 자아를 십자가에 못박는 것입니다.
이제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몽땅 십자가에 못박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존재로(New being)
다시 태어나는 것이
십자가의 은혜요
부활의 능력입니다.
3.
존 스토트는 그의 책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마지막을
캄벨 몰간의 글로 마무리합니다.
“십자가를 전할 수 있는 자는 십자가에 못박힌 사람이다. 도마는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고 말했다. 런던의 파커 박사는 도마가 그리스도에 대해 말한 것을 세상은 지금 교회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세상은 모든 복음 전파들에게도 역시 말하고 있다: 당신 손에서 못 자국을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노라.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사람이다.” (존 스토트, <그리스도의 십자가>,438)
우리가 십자가에서 죽었을 때,
우리들의 손과 옆구리에 예수님처럼 못과 창자 국이 있을 때
우리를 보고 세상은 예수님을 믿게 될 것입니다.
십자가!
장식품이 아닙니다. 그냥 바라만 볼 대상도 아닙니다.
우리가 그곳에 올라가야 하고, 우리의 옛 자아가 그곳에서 죽은 것을
세상 사람들이 확인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이 우리를 그리스도인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여정에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확연히 드러나길 바랍니다.
온 세상의 고난 받는 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와 위로가 임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십자가의 길을 기쁨으로 걷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5.4.2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