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여전히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자연 재해에대한 불안함도 여전합니다. 중서부에 내린 비로 미시시피 강이 범람 위기에 처했습니다. 급기야 비상 댐을 열어서 물줄기를 돌려놓았습니다. 언젠가 인터넷에 우주 쓰레기(space junk) 사진이 나왔습니다. 그 동안 각 국가들과 기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쏘아 올린 인공위성들과 로켓의 잔해들이 쓰레기가 되어서 지구 주변의 우주를 맴돌고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요즘 우리가 사는 베이 지역도 5월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자주 내리고 기온도 서늘한 것이 정상이아닌 듯 합니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세상이 뒤숭숭하면 언제나 등장하는 것이 종말론입니다. 다른 종교에도 종말론은 있지만 특히 기독교안에서 종말론을주장하는 사람들이나 종파가 꽤 있습니다. 성경이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질 것을 약속했기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1992년 10월 28일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던 다미선교회입니다. 그들을 믿는 신도들이 종말을 맞기 위해서 재산을 모두 팔아서 헌금하고 기도원으로 몸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말하던 대로 종말은 오지 않았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잊을 만 하면 어디선가 몇 월 며칠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우리동네에 종말론자가 나타났습니다. 오클랜드에 본부를 둔 패밀리 라디오의 설립자 해롤드 캠핑(89)이라는 사람이 엊그제인 5월 21일에 휴거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노아의 홍수로부터 날수를 자기 나름대로 계산해서 종말의 날을산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수의 사람들은 그에게 현혹되어서 재산을 내놓고 휴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물론 캠핑이 말하던 휴거는 오지 않았습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세상의 종말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분별한 과학 문명의 발달과 지구의오염이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4년에 출시된 <The day after tomorrow>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지구에 다시 빙하기가 온다는 줄거리입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열도 지방인 인도 뉴델리에 눈 폭풍이 몰아치고, 일본에 쓰나미가 밀려오고, LA에 토네이도가 옵니다. 뉴욕 맨해튼에 홍수가 나고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온 세상이 얼음으로 뒤덮입니다. 영화는 우주선을 타고 있던 우주인이 지구의 절반이 얼음과 눈으로뒤덮인 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상에 다시는 빙하기가 오지 않을 것이랍니다. 영화는 사실이 아니라 심각한 환경 오염에 대한 경고인 셈입니다.

끝이 온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종말론자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입니다. “그 날이후”에 대한 두려움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그 날과 시간은 하나님만 아신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지구 최후의 날에 목숨을 걸고 시간과 날짜에 연연하는 종말론자들에게 현혹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맥 놓고 사는 것도 올바른 신앙은 아닙니다. 개인의 인생은 물론 이 세상의 끝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날이 오면” 어떻게해야 할 지 준비해야 합니다. 종말론자는 아니지만 종말론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세상의 끝이온다 해도,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 그날이 닥쳐도 두렵지 않도록 예수님 맞을 준비를 하면서 하루 하루 소망가운데 살기 원합니다. (2011년 5월 27일 SF 한국일보 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