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 삽니다” –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말은 언제나 맞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무슨 일을 해 볼 수 있을지 싶으면 어디서 인지 불청객이 들이닥쳐서 애써 쌓아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립니다. 그때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을 찾습니다.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생각만 하고 있을 뿐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입니다. 자기 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아주 커다란 바위가 앞 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습니다. 돌아가자니 해가 이미 저물고 바위를 지나쳐 가야 하는데 역부족입니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은혜로 삽니다.은혜가 우리에게 임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예배에서 함께 읽고 있는 잠언에서는 부지런함과 성실에 대해서 끊임없이 교훈합니다. 하나님 백성이라면 부지런히 그리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은혜가 힘을 발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지만 은혜라는 하나님의 선물 꾸러미를 가슴에 품고 삽니다. 은혜는 우리에게 생명줄과 같습니다. 은혜로 호흡하고, 은혜로 걷고 달려갑니다. 은혜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행복합니다. 평안합니다. 감사와 기쁨으로 생동감 넘치는 인생길을 걸어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은혜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선한 일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도“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선한 일을 위해서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의 일을 예비하고 그 일을 하도록 인도하신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선한 일이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선한 일입니다. 히브리어에서 예배와 일을 같은 단어(“아보다”)로 표현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예배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선한 일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삶을 통한 예배입니다.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향해서 기도할때 지혜와 계시의 영이 임해서 마음의 눈이 밝아지고 부르심의 목적을 발견하기를 기도해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삶 한가운데서 부르십니다. 직장은 물론,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 취미와 여가생활까지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이 하나님의 부르심이고 선한 일들입니다.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선해 보이지 않아서 속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우리를 죄로부터 부르셔서 의인으로 삼으셨습니다. 대단한 변화인데 그것을 구속(redemp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세상 일들을 선한 일로 구속(redemption)시킬 수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우리들이 세상 속에서 선하고 아름답고 참된 창조 사역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이 선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우리 안에 이미 은혜가 임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선한 일을 하도록 우리를 걸작품으로 지으셨고 우리의 일을 예비해 두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힘차게 주님의 일을 행할 뿐입니다. 우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은혜 가운데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