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캘리포니아에 심각한 가뭄이 찾아와서 주지사까지 나서서 물 절약을 권유하고 물을 낭비하면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법규가 발표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연일 가뭄으로 말라가는 캘리포니아 내륙의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고속도로에는 가뭄이 심각하니 물을 아껴야 한다는 게시판들이 곳곳에 세워졌습니다. 하도 심각하게 염려를 하니 비를 내려달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엘니뇨가 찾아온 올겨울에는 비가 많이 내립니다. 지난 십여 일 비바람이 치는 폭우까지 내리고 덕분에 가뭄이 많이 해갈될 것 같습니다. 가뭄이 들 때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올겨울에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인간의 예측이 자연현상을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일이 힘들 때는 다시는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잠잠히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온다는 것도 자연을 통해서 배웁니다.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했듯이, 어려움이 찾아오면 신앙 안에서 견디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소망에 이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도 다시금 되새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염려와 근심이 찾아오면 지나치게 극단적인 생각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을 책임지심을 믿고 꿋꿋하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입니다.
사순절 막바지에 마음을 살피는 말씀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신앙과 삶을 바르게 정돈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기로 결심하기 원합니다. 우리 마음은 말 그대로 전쟁터입니다. 잔잔한 호수처럼 평화로울 때가 그리 많지 않고 맞바람이 치고 성난 파도가 이는 거친 바다와 같을 때가 많습니다. 애써 평안함을 추구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합니다. 사도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우리 안에 두 가지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선을 행하기 원하는 마음속에 악이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으로는 선을 행하기 원하지만 행동은 악으로 치달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속에서 악을 몰아내야 합니다.
사도바울은 악을 다른 말로 죄라고 설명합니다. 죄는 사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탄이 우리 안에 죄라는 세력으로 찾아와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생각을 심어주고, 선한 마음과 갈등을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마음이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죄는 즉 사탄의 방해는 어느 곳에나 침투합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인 사탄이 공중 권세를 잡은 자로 활동하고,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과 계명은 선한 것인데, 여기에도 침투해서 갈등과 혼란을 일으킵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세상의 모습을 설명하는 성경적 방식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우리 안에서 두 가지 마음이 싸우는 것을 두고 비참하다고 고백합니다. 악한 세력의 활동을 몰아내는 것을 두고 고민합니다. 결국 성령의 능력으로 죄와 죽음의 세력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선포합니다(롬8:1-2). 우리에게도 마음의 전쟁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요청됩니다. 이번 연속설교를 통해서 마음을 다스림은 물론 맑은 영혼으로 부활의 주님을 맞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