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첫 번째 주일이자 대강절 둘째 주일입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듯이 그리스도인들은 두 개의 달력을 갖고 있습니다. 음력까지 합치면 세 개의 달력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그레고리력이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달력입니다. 1582년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주전 46년부터 지켜오던 율리우스 황제의 달력을 보완해서 만들었습니다. 1년을 365일로 삼고 4년 마다 2월에 윤달을 두는 체계입니다.
다른 하나는 교회력입니다. 초대교회부터 예수님의 부활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서 일 년을 사는 방식입니다. 교회력에 따르면 대강절 첫 번째 주일인 지난주부터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력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강절부터 시작됩니다. 세상의 달력보다 한 달 일찍 시작하는 셈이지요. 촛불을 하나씩 켜면서 대강절을 보내는 것은 어둠을 물리치고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의 표시입니다. 대강절 두 번째 주일을 맞아서 우리들 마음에 촛불을 하나 더 밝히고 하나님을 예배하기 원합니다.
지난 시간에 이방 땅 두로에서 수로보니게 여인의 믿음을 보시고 귀신 들린 딸을 고쳐주신 말씀을 배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이방 지역을 다니시면서 복음을 전하십니다. 8장 전반부에는 사흘 동안 들판에서 말씀을 전하시고 굶주린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보리 떡 일곱 개와 작은 물고기 몇마리로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 나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오병이어의 기적은 이스라엘 지역에서 행하셨지만,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이방 땅에서 행하셨습니다. 유대인들만 배불리 먹이러 오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서 오셨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처럼 많은 기적을 베푸시지만, 눈이 감기고 귀가 닫힌 바리새인들과 적대자들은 여전히 표적을 구하면서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과 논쟁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복음 전하는 일에 매진하십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어리둥절입니다. 배를 타고 가시면서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시니(8:15) 누룩이라는 말만 듣고는 사천 명을 먹이시고 남은 떡을 갖고 오지 않은 것을 책망하신다는 답답한 생각을 합니다. 바리새인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대적했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진심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와중에도 쉬지 않고 복음은 전하셨습니다.
벳세다라는 곳에 가셔서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고치셨습니다. 앞을 보지 못한 맹인을 고치신 사건은 7장에서 에바다(열려라)하시면서 귀를 열어주신 사건과 짝을 이룹니다. 영적인 눈이 열리고 귀가 열려야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알 수 있고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과 귀가 열리는 기적 이후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 하는지 물으십니다. 이어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십니다. 베드로가 대답합니다:”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8:29). 물론 베드로가 예수님을 온전히 믿고 고백한 것은 아니기에 책망을 받습니다. 하지만 베드로의 신앙고백 자체는 완벽합니다. 신앙 고백은 우리 신앙의 토대입니다. 예수님을 누구라고 믿는지에 대한 우리 자신의 고백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참된 제자의 길을 걷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