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 없어도 괜스레 마음이 분주한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제일 먼저 아쉬움이 몰려오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에 하나님의 은혜를 대입해 보면 한 해의 삶에 주님의 손길이 여기저기에서 느껴지고 감사가 나옵니다. 참빛 식구들 모두 보름 남짓 남은 올 한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힘차게 새해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향해서 주는 그리스도시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자신이 십자가에 죽고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향해서 그리스도 즉 메시아라고 고백하면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유대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 왕국을 세울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요한과 야고보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자신들을 예수님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혀 주시길 바라는 인사청탁을 합니다. 예수님을 대적하던 종교지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마저도 예수님의 사역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동상이몽의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셨습니다. 장차 큰일을 해야 할 제자들인데 이들마저 예수님이 누구신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기에 특별훈련을 시키시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산에 올라가신 예수님께서 광채 나는 흰옷을 입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모하십니다.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 양쪽에 서 있습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았습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제사장들을 이겼고, 호렙산(시내산의 다른 이름)에서 미세한 음성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죽지않고 하나님께 들려 올라갔기에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오실 때가 되면 엘리야가 먼저 와서 메시아의 도래를 알릴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예수님도 세례요한을 엘리야에 비유하셨습니다 (막9:12).
제자들이 깜짝 놀랍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완전히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세례받으실 때와 마찬가지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막9:7)라는 음성이 하늘에서 들려옵니다. 그때 베드로가 얼떨결에 초막 세개를 짓고 산 위에 있겠다고 말합니다. 베드로에게 산 위에서의 경험은 그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산 아래로 내려가자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이 있을 곳은 산 위가 아니라 산 아래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산 위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때 확신이 생기고 자신의 삶을 하나님 입장에서 돌아보게 됩니다. 훗날 흰옷 입은 성도로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이라는 소망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산 위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산위에서의 놀라운 경험은 산 아래의 삶을 위한 준비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산 아래로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도 산 위의 경험일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활동도 어떤 면에서 산위의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면 안됩니다. 궁극적으로 산 아래 세상으로 흩어져서 그곳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선교지는 산 아래이기 때문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