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교회가 지키는 성탄주일입니다. 지난 한달 여 대강절 기간동안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성탄을 기다리면서 보냈습니다. 한 주간 한 주간 마음 속에 촛불을 하나씩 켜면서 빛으로 오실 예수님을 기다렸습니다. 실제로 신약성경 요한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오셨다고 선포합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요한복음의 첫번째 장에 의하면 예수님은 태초부터 계시던 말씀 (로고스) 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육신이 되셨습니다. 이것을 두고 “성육신”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성탄절은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매 주일 고백하듯이 성령으로 잉태하셨습니다. 어둠과 죄에 살고 있는 인간의 본성과 달리 죄가 없으신 거룩하신 하나님의 손길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베들레헴은 구약성경에서부터 메시아가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되었던 곳입니다(미가5:2). 떡집이라고 불리는 매우 작은 마을입니다. 호적신고를 하러 온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숙소를 정하지 못한 마리아와 요셉은 짐승들이 사는 외양간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고 그곳에서 예수님은 탄생하셨습니다. 가장 낮은 자로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 볼 마가복음 10장은 작은 자와 섬기는 자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대적하던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이혼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짝 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이혼이라는 주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 당시에 이혼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여성에 대한 관심입니다. 이혼의 과정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성이 버려지는 이혼을 금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 질문했던 바리새인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어린아이를 데리고 와서 안수해 주시길 부탁했습니다. 제자들이 어린이가 예수님께 접근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당시에 어린이는 여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약자였습니다.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께 가까이 올 수 없는 존재입니다. 제자들도 어린이가 자신들의 지경에 들어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를 맞아 주시고 무릎에 앉히십니다. 어린이가 예수님께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고 부탁하십니다.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두고 자칫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고 적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 어린이들이 그렇게 순수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어린 아이와 같이”는 여성과 마찬가지로 주변인 즉 약한 자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인데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하나님 나라로 초대하셨습니다. 낮고 약한 자를 환대하고 섬기신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섬기기 위해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섬김을 통해서 자신이 메시아임을 보여주셨고, 목숨까지 내어 주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성탄절을 맞아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예배하고, 예수님처럼 낮아짐과 섬김의 삶을 살기로 결단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