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도에 대한 말씀은 <은혜로 사는 한 해>라는 표어에 맞춰서, 주님의 은혜를 힘입고 험한 세상에서 악한 세력과 싸워 이긴 선지자 엘리야에 대한 말씀으로 정했습니다. 엘리야는 주전 9세기경 북쪽 이스라엘에서 활동했습니다. 당시 북이스라엘의 왕이 아합이었는데, 이방 여인 이세벨을 왕비로 맞으면서 우상숭배가 이스라엘 전체로 퍼졌습니다. 아합은 결국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악한 왕에 속하게 됩니다. 그 시절, 엘리야는 이방신을 믿는 바알 선지자들과 그를 죽이려는 이세벨 왕비에게 혼자 대항하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왕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뭄이 닥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가서 앞으로 수년 동안 비도 이슬도 없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당시에 가뭄은 전쟁과 전염병과 함께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가장 큰 징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물이 부족한 이스라엘에서 가뭄은 개인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재난입니다. 백성들의 지도자인 아합 왕과 이세벨 왕비가 하나님을 떠남으로 무고한 백성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길르앗에 있던 엘리야를 찾아오셔서 그릿 시냇가로 몸을 피하라고 알려주십니다. 거기는 시냇물이 남아 있고, 먹을 것은 하나님께서 까마귀를 통해서 공급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까마귀가 음식을 공급해 준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엘리야는 “여호와의 말씀같이” 그대로 행합니다. 그러자 하나님 말씀대로 아침과 저녁으로 까마귀들이 엘리야에게 떡과 고기를 물어다 줍니다.
가뭄이 계속되니 엘리야가 있던 시냇가도 말라갑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시돈 땅 사르밧이라는 마을에 가서 머물라고 말씀하십니다. 시돈은 왕비 이세벨의 나라입니다. 엘리야가 대적하고 있는 이세벨 왕비의 고향으로 가서 머물라는 말씀은 까마귀가 음식을 날라다 줄 것이라는 말씀보다 지키기 어렵습니다. 그곳에 가면 한 과부가 있고 하나님께서 그녀를 통해서 엘리야에게 음식을 공급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시돈이라는 지역도 힘겨운 곳이지만, 과부가 엘리야를 돕는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엘리야는 “일어나 사르밧으로” 갑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한 것입니다.
사르밧에 간 엘리야는 나뭇가지를 줍고 있는 한 과부를 만납니다. 엘리야가 물을 달라고 하면서, 떡 한 조각도 함께 갖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과부가 자신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곡식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 남았고, 나뭇가지를 주어서 마지막으로 음식을 만든 후에 아들과 더불어 생을 마무리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가서 작은 떡 하나를 자신을 위해서 가져오고 그 다음에 과부와 아들을 위해서 떡을 만들라고 말합니다. 엘리야를 위해서 떡을 만들면 양식이 떨어집니다. 과부와 아들이 먹을 것이 없는데 그다음에 그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라는 엘리야의 말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부는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행했습니다. 그다음부터 떡그릇과 통에 양식과 기름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기도는 말씀대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말이 아니라 믿음에 입각한 행동입니다. 기도는 삶인 것을 엘리야와 사르밧 과부를 통해서 배웁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