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새벽기도회에서
이사야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예언서를 새벽에 읽기가 쉽지 않지만,
창세기부터 하루에 한 장씩 읽어가는 순서에 따라 예언서에 왔으니
새벽에 주시는 선지자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면서 읽어갈 생각입니다.
이사야서 전에 <아가서>가 있는데 살짝 건너뛰었습니다.
새벽 시간에 아가서를 읽고 묵상하는 것이
부끄럽고 거북스러워서 개인적으로 읽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구약성경의 아가서는 매우 독특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표현이 없고
표면에 나타난 말씀은 남녀의 사랑 고백입니다.
솔로몬왕과
검은 피부의 술람미 여인 간의 사랑 이야기가
뮤지컬처럼 펼쳐집니다.
술람미 여인은 이집트 왕의 공주라는 의견도 있고,
아가서 자체를 두고 솔로몬 왕을 가정해서
남녀의 사랑 고백을 기록한 말씀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2.
아가서는 개역 개정이 아니라
새번역으로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번역에는
남성과 여성의 고백과
친구들의 코러스가 구분되어 있어서 내용을 파악하기가 한결 편합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아가서 말씀을 주도하는 인물은 여성입니다.
사랑하는 남성을 기다리고, 때로는 유혹하고,
훌쩍 떠난 연인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섭니다.
남성도 여성을 향해서
오글거릴 정도로 사랑을 고백합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밀고 당기는 숨바꼭질부터
비유적인 표현들이 연거푸 등장합니다.
3.
기독교 전통에서 아가서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를
사랑하는 연인으로 표현한 말씀으로 읽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간절히 기다리고 찾아 나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연인처럼
친밀하게 대해 주시고 사랑해 주십니다.
연인들이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듯이
우리도 골방에서 하나님과 친밀한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 고백을 늦추지 않습니다.
이처럼 구약 성경 아가서는
하나님과 우리들 간의 신비로운 관계를
연인의 언어로 표현해준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아가서 차례를 맞았으니
참빛 식구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아가서를 읽으시면서
하나님과 단둘이 깊은 대화와 사귐의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문틈으로 손을 들이밀 때에,
아, 설레는 나의 마음! (아가서 5:4)
My beloved put his hand to the latch, and my heart was thrilled within me.(Song 5:4)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 마음의 문틈에 손을 살짝 들이미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마음속에 설렘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님의 얼굴을 보고, 주님의 마음을 느끼고,
신앙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시는 참빛 식구들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 아버지
어둡고 혼란스런 세상이지만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거룩한 시간을 꼭 갖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12.15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