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좋은 아침입니다.

 

1.

성탄 절기를 맞고 있습니다.

샌프란은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아서

어릴 적에 기억하던 성탄절과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요즘은 “거리마다” 들려오던

크리스마스 캐럴도 슬며시 사라지고

화려한 장식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성탄절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오후 늦게

유니언 스퀘어를 자동차로 지나갔습니다.

사람과 차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복잡한 거리를 빠져나오는데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차가 막히니 차창으로 보이는

샌프란 도심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크리스마스트리가 높게 서 있고

그 앞에 세워진 유대인들의 명절 “하누카” 장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프리챌이며 소시지를 사 먹고

인근 상가를 들고나는 발길이 꽤 많았습니다.

 

장을 보기 위해서 코스코에도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가는 공항 쪽 매장은 비교적 한산한 편인데

오늘은 주차장이 차로 가득 찼습니다.

 

앞에서 한 아주머니가 차에 짐을 싣고 있습니다.

뒤에서 차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많은 물건을 사셨습니다.

“파티를 하려나보다” 아내가 혼잣말을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나 봅니다.

사람들의 씀씀이가 꽤 커 보입니다.

“저 사람들은 얼마나 돈이 많으면 저렇게 장을 많이 볼까”

상대적인 열등감도 잠시 스쳐 지나갑니다.

 

2.

새벽기도회가 없는 주간이어서

일찌감치 교회에 들려 청소를 하고 왔습니다.

아내는 강대상과 아기방을

저는 친교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청소하는데

교회 청소기가 오래되어서

한 번에 먼지를 빨아들이지 못하니 몇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힘이 좀 들었지만, 교회 청소하는 시간은 언제나 은혜가 됩니다.

 

청소를 마치고

내일 모레 우리 교회 성탄 예배에

2천 년 전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꼭 오시길 간구했습니다.

 

그 시간이 최고로 평안했고 행복했습니다.

복잡하고 물질이 휘감고 있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 교회가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3.

우리는 지난 4주간 마음속에 촛불을 하나씩 켜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준비했습니다.

 

내일 모레 성탄절에

우리 예수님께서 참빛 식구들의 마음속에 임하길 기도합니다.

먼 길을 찾아온 동방 박사들처럼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처럼

성전의 시므온과 안나처럼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경배하기 원합니다.

 

풀릴 것 같지 않은 복잡한 세상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지혜와 능력이 해법이 되길 기도합니다.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이사야 9장 6절)

For to us a child is born, to us a son is given; and the government shall be upon his shoulder,

and his name shall be called Wonderful Counselor, Mighty God, Everlasting Father, Prince of Peace.(Isa 9:6)

 

하나님 아버지

성탄을 기다리는 참빛 식구들 한 분 한 분을 찾아주시고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12.2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