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올해도 성탄절이 찾아 왔습니다. 우리 모두 어릴 때는 크리스마스를 무척 기다렸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들어와서 양말에 선물을 넣어주 고 가시는 것을 기대하면서 선물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겨울 방학과 동시에 성탄절 이브 발표회를 준비하고, 새벽송을 돌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면 한없이 기뻤습니다. 요즘도 성탄절이 되면 어릴 적 기분이 되살아납니다. 왠지 기대가 되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지난 4주 동안 마음에 촛불을 하나씩 밝히고 성탄을 준비한 우리이기에 더욱 뜻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2천 년 전, 예수님의 부모님들은 로마 황제의 명령대로 호적 신고를 위해서 고향 베들레헴에 내려갔습니다. 숙소 예약이 쉽지 않아서 마구간이 있는 집에 묵었고, 그날 밤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은 먼 동쪽 나라에서 온 동방 박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왕께 드리는 황금과 몰약과 유향을 선물로 드리고 아기 예수님께서 절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예언한 메시아가 태어나셨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알지 못했고 동방박사들만이 찾아온 것이 특별합니다. 천사들이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나타나서 메시아 탄생을 알려주니 목자들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당시에 목자들은 서민에 속했습니다. 밤 중에 양을 치고 있었다면 목자들 가운데도 하류 계층에 속했을 것입니다. 천사들이 낮은 서민인 목자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 주신 것이 특별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낮은 자로 오셨습니다. 직업이 목수였던 예수님의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을 두고 사도바울은 예수님은 원래 하나님과 같은 본체(本體)셨는데 자신을 비워 종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인 요한복음 1장에서는 예수님께서 빛으로 세상에 오셨지만 어두운 세상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왕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오시길 기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두움에 속하다 보니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거부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빛으로 오신 것을 알아 차린 사람들은 그를 주님으로 영접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누렸습니다. 충만한 은혜와 진리 속에 들어갔습니다.

 

성탄 예배를 드리는 우리도 메시아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기쁨으로 찬양하기 원합니다. 성탄의 뜻을 따라서 낮은 자들과 연대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는 예수님의 마음을 갖기 원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화가 참빛 식구들께 넘치게 임하길 간절히 원합니다. 기쁘고 복된 성탄 맞으시길 바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드립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