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을 보내고 성탄절을 맞이했습니다. 성탄절은 부활절과 함께 기독교에서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물론 부활절이 유대교에서 지키는 유월절과 맞물려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실제 날짜에 가깝지만, 성탄절은 로마 시대에 태양을 섬기던 날과 관련이 있습니다.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가 지나고 낮이 길어지는 시점이 태양을 섬기던 절기였는데 로마가 기독교 국가로 바뀐 후에는 빛 되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바뀌었습니다. 태양을 섬기던 날을 태양은 물론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탄생일로 바뀐 뜻 깊은 날입니다.
요즘은 성탄 인사가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메리 크리스마스”로 인사했습니다. 영어의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를 예배 (Christ’s mass)”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성탄절에 “메리 크리스마스”로 인사하는 것은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예배하고 기억하자는 제안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이 빠르게 바뀌면서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가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함께 모여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예배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성탄절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산타클로스입니다. 어린시절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내려와서 양말에 선물을 넣어 주셨습니다. 그때는 진짜로 산타 할아버지가 계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산타클로스의 유래를 생각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계심을 깨닫게 됩니다. 주후 300년 경에 오늘날 터키에 해당하는 곳에 니콜라스라는 사제가 있었습니다. 니콜라스는 재산이 많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자 재산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성직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산타클로스의 원조가 된 사연이 있습니다. 니콜라스가 사는 지역에 세 명의 딸을 둔 가난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딸을 시집보내고 싶었지만, 신랑에게 챙겨줄 지참금이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니콜라스는 금덩어리를 주머니에 넣어서 굴뚝으로 내려보냈고, 그것이 집안에 걸어놓은 양말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직접 전해주는 것이 부담스러웠기에 은밀히 사랑을 실천한 것입니다. 이처럼 세 명의 딸을 결혼시킬 수 있는 자금을 굴뚝을 통해서 전해 준 것이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온다는 전통이 되었답니다. 그러니 오늘날도 은밀하게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산타클로스가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올해도 여선교회에서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굴뚝을 통해서 양말에 넣어주지는 않지만, 선물을 받는 아이들의 마음은 똑같이 기쁠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맞아서 모든 참빛 식구들 위에 하늘의 기쁨이 임하길 기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