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신경은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 그리스도, 성령 하나님에 대한 고백에 이어서 우리 자신의 신앙으로 마무리됩니다. 사도 신경은 “나는 믿습니다 (credo)”라는 형식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신앙 고백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서 삼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도 신경이 개인의 신앙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 개인의 신앙은 매주일 예배에서 사도 신경을 한 마음과 한 목소리로 고백하듯이 교회의 신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신앙은 함께 걷는 순례길입니다. 신앙만큼 길동무가 요청되는 것도 없습니다. 참빛 식구들께서 서로에게 신앙의 동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사도 신경은 신앙의 종착지가 아니라 첫 단추라고 했습니다. 사도 신경은 삼위 하나님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덕목을 요약해 놓은 일종의 선언문입니다. 하지만 사도 신경은 신앙의 모습이 달라도 최소한 공유할 수 있는 기독교 신앙의 진수입니다. 사도신경에 들어있는 삼위 하나님을 믿고 고백한다면, 누구든지 기독교인으로 함께 교제할 수 있습니다.
사도신경의 마지막 네번째 부분은 우리 자신에 관한 고백입니다. 물론 삼위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만이 가능한 고백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에 가능한 고백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고 어떤 신앙을 공유해야 할 지 알려줍니다.
“거룩한 공교회”는 교회(“에클레시아”)의 의미 그대로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를 가리킵니다.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을 가리키는 보이지 않는 교회입니다. 동시에 그리스도를 머리로 삼는 이 세상의 교회를 뜻할 수 있습니다. 사도 신경이 개인과 공동체의 신앙 고백이라는 점에서 지역 교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입니다. 온 몸이 각 마디마다 서로 도움을 주고, 연결되고 결합합니다. 유기적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성도의 교제”는 필수적입니다.
“죄를 용서받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생”에서는 다시 개인의 신앙 고백으로 돌아왔습니다. 죄를 용서받는 것은 십자가의 은혜로 가능합니다. 십자가에 자신의 정욕과 탐심을 못박을 때,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몸의 부활과 그 이후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죄를 용서받음으로 하나님께 나갈 수 있고,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음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 주일 사도 신경을 한 목소리로 읽습니다. 무심코 읽거나 엉겁결에 묻어가지 않고, 삼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확실히 고백하기 원합니다. 참빛 식구들께서 신앙의 첫 단추를 올바로 채우시길 기도하며 돕겠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