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을 맞습니다. “추수”라는 말은 예전 우리나라가 농경 문화일 때 붙여진 명칭입니다. 미국은 물론 영어의 표현은 “감사절”입니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1620년 12월 102명의 청교도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계획과 달리 보스턴 근교 플리머스에 도착했는데 동부의 겨울을 지내면서 절반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이듬해 가을 추수를 끝내고 감사의 예배와 축제를 가졌고 이것이 추수감사절의 시작입니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를 성경에서 찾으면 가을 수확을 마치고 지키는 수장절(또는 초막절)입니다. 그런데 구약의 3대 절기(유월절, 오순절, 초막절)는 봄, 여름, 가을에 걸쳐서 수확했던 이스라엘의 농경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 지킨 절기들이고, 추수감사절이 단순히 미국의 명절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성경에 기초한 것임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예전 우리나라도 농사가 주업일 때는 가을에 수확을 끝내고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었기에 추수 감사라는 용어가 생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감사절”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것은 뜻깊은 일입니다. 모든 일이 우리가 뜻한 대로 펼쳐진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아쉽고 부족한 것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음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며, 신앙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가정과 생업을 지켜주신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크고 작은 일들 속에 임한 주님의 손길을 기억하면서 감사하기 원합니다.
400여 년 전 청교도들이 처음 추수감사절을 지키면서 그들을 도와준 인디언 추장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초청했습니다. 이들이 농사와 사냥은 물론 집을 짓는 생존방법을 알려주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 생명의 은인들이었습니다. 감사절을 맞아서 일 년 동안 함께 한 이웃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도 놓칠 수 없습니다. 자칫,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가족과 이웃에 대한 감사를 소홀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이웃의 손길을 통해서 우리에게 임했음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도 소중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올 한해도 잘 견뎌준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원합니다. 홀로 설 수 없지만, 때때로 외롭고 험한 길을 스스로 잘도 걸어왔습니다. 때때로 혼자라서 외로웠지만 대견하게 견뎠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향한 감사도 빼놓고 싶지 않습니다. 감사절을 맞아서 하나님 말씀대로 범사에 감사하고 기뻐하기 원합니다. 참빛 식구들 모두 복되고 풍성한 감사절 맞으시길 바랍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