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많은 도마
조심해야 할 신앙의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을 믿고 복을 받으려는 기복 주의입니다. 물론 신앙의 길을 가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복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는 것은 놀부 심보입니다.
둘째는 모든 것을 영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이 하나님과 직접 연결된 듯이 믿는 신비주의 신앙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특별한 방식으로 말씀하실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성경과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방식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셋째는 지나친 개인주의입니다. 각자의 고백과 결단으로 하나님을 믿지만,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길 원하십니다. 신앙이나 축복을 자기 혼자 독점하려고 하거나, 기독교인 아닌 경우를 배타적으로 밀어내는 것도 조심할 신앙 유형입니다.
넷째는 겉과 속이 다른 형식주의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싫어하신 것이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이었습니다. 신앙은 겉치레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예수님을 모시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내면적이고 실제적인 삶입니다.
마지막으로 맹목적인 신앙도 조심해야 합니다. 분별력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입니다. 무엇을 믿고 왜 믿는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믿습니다. 신앙이 좋아 보여도 뿌리가 없고, 여러 가지 것들이 혼합된 추한 신앙일 가능성이 큽니다. 깊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때로는 확고한 신앙에 이르기 위해서 회의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도마는 예수님의 부활을 쉽게 믿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자들의 말만 듣고 부활을 믿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믿겠다고 했습니다.
제자들을 처음 찾아오시고 팔 일이 지났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이 있는 곳에 오셨습니다. 도마도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있었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를 찾아가신 예수님께서 도마도 찾아가십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20:27). 부활을 확인한 도마가 예수님을 향해서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의심 많은 도마는 이렇게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되었습니다. 도마가 부활을 의심했다고 예수님께서 그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찾아가셨습니다. 예수님과 신앙에 관해서 진실로 의심하고 회의하는 사람에게 임하는 은혜입니다.
예수님께서 더 귀한 말씀을 하십니다.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도마 이후에 우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향한 예수님의 축복 선언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쉼 없이 믿음의 길을 가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