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밭을 사라
팬데믹의 꼬리가 매우 깁니다. 델타 바이러스로 다시 먹구름이 밀려오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끝이 어디인지 막연하니 지치고 힘이 듭니다.
예레미야서 한가운데 있는 위로와 소망의 말씀(30-33장)을 나누면서, 지친 우리 몸과 마음에 회복을 꿈꾸고 있습니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을 다시 돌아오게 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시고, 아무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하나님께서 고치시고 그곳에서 새 살이 돋게 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새 언약을 약속하면서 빛을 비춰 주셨습니다. 마음에 새겨 주시는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다시 세우시는 회복의 말씀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약속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이었습니다.
앞으로 두 주간동안 살펴볼 예레미야 32-33장은 앞에서 약속하신 것을 이루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부연설명이자 확증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32장은 예루살렘이 바빌론 느부갓네살 왕에게 멸망하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이미 바빌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고, 예레미야는 왕궁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바빌론에 항복하고 일단 예루살렘 성전과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은 무시당했습니다.
감옥에 갇힌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바빌론에 넘어갈 것이고 이스라엘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는 바빌론으로 끌려갈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예레미야가 현실을 직시한 것인데, 마지막까지 시드기야를 비롯한 남유다의 지도자들은 예레미야의 말을 애써 거부합니다. 자기들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매우 어려운 명령을 내리십니다. 예레미야의 고향 아나돗에 있는 예레미야의 숙부 하나멜이 예레미야를 찾아와서 자기 밭을 사라고 하면 그것을 사라는 것입니다. 예레미야가 하나멜의 기업 무를 자(구원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망하는 시점에서 땅을 사는 것은 매우 어리석고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예레미야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합니다. 값을 지불하고 땅을 사고, 거래 계약서를 두 개 만들어서 보관합니다. 사람들은 예레미야의 행동을 보고 비웃었을 것입니다.
예레미야의 행동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상징적 행위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을 알려주는 행위였습니다. 하나님 약속이 틀림없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행동입니다.
신앙이 말이나 이론이 아니라 삶이요 실체임을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구체적인 확증과 실천, 삶이 동반된 신앙을 갖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