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주일 설교에서
<고르반>이라는 표현을 소개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본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이
장로의 유전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모세의 율법을 근거로
더 세세한 조항을 만들어서
부정한 것을 피하고 정결한 길을 가도록 도운 것이 장로의 유전인데
예루살렘 종교 지도자들이 이것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프레임을 씌우는 종교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은 한 가지 행위를 갖고
완전히 나쁜 사람 취급하는 예루살렘 지도자들을 향해서
<고르반>이라는 당시의 관행으로 대응하십니다.
고르반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부모를 공경하라”는 십계명을 갖고
고르반의 그릇된 사용을 지적하십니다.
노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릴 적에는 부모가 보호자가 되고 그늘이 되지만,
부모님께서 연세가 드실수록 상황이 역전되어서
부모가 자식들의 짐이 되기에 십상입니다.
예수님 당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어긴 사람들
또는 부모를 공경할 생각이 없는 자식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팔았는데 그것이 바로 <고르반>이었습니다.
중세 시대에
면죄부를 사서 동전을 헌금통에 넣는 순간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죽은 부모와 친지들이
구원받을 것이라고 백성들을 현혹했듯이,
성전에 일정액의 헌금을 바치고
<고르반>하면 부모를 공경할 책임이 면제된다는 식이었습니다.
3.
면죄부나 고르반의 관행은 오늘날에도 있습니다.
성경에도 없는 것을 사람들이 만들어서
그것이 신앙인 것처럼 믿고 따릅니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천로역정과 같은 신앙을 가르치기보다
편하고 값싼 은혜를 설파합니다.
루터의 말이 마음을 울립니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필요한 사람에게 꾸어 주는 것이
면죄부를 사는 것보다 선한 일이라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 안에 슬며시 자리 잡은 그릇된 신앙의 관행이 없는지요?
추하고 얌체 같은 편이주의(便易主義)는 없는지요?
<고르반>하고 면피(面皮)하려는 얄팍한 속셈은 없는지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참되고 바른 신앙을 갖추기 원합니다.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잠언 12:22)
하나님,
우리의 중심, 온 마음이
주님을 향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8. 19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