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히 깊은 구덩이에서
어려울 때 기도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특권입니다. 너무 힘들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는 조용히 하나님 앞에 나와서 침묵하면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신실하심과 주님의 은혜를 잠잠히 바라는 시간입니다. 조용한 기도에도 힘이 있습니다. 깊은 기도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찾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시작합시다>라는 올해 표어에 맞춰서 살펴보는 예레미야 애가서에 조용한 기도가 등장했습니다.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리는 기도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 “여호와는 나의 기업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면서 하나님께만 초점을 맞춘 기도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의 대부분은 부르짖고 외치는 기도입니다. 상황이 어려우니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초저녁부터 눈물로 하나님을 찾습니다.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를 구합니다. 하나님께서 계신 것과 그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심(히11:6)을 확실히 믿고 드리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본심은 자기 백성을 끝까지 사랑하시고 결국에는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겪게 하시는 것도 선을 이루기 위한 과정입니다. 선하신 하나님의 진심(眞心)을 확신하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깊은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해서 벌을 받는 것은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나와서 회개하고 다시 주님의 인자와 긍휼을 구하면서 소망을 발견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려움이 닥치니 조롱하고 업신여기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어려운 틈을 타서 이스라엘을 완전히 제압하려는 무리도 있습니다. 생명을 끊으려고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돌을 던지고 물을 붓는 악한 사람들입니다(3:53).
그때 애가서 기자가 “여호와여”라고 하나님을 부릅니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채로 하나님을 부르는 간청입니다.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입니다. 간절한 기도였을 것입니다. 알고 보니 이전에도 어려울 때마다 기도했습니다. 히브리어 본문이 과거 시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음성에 귀 기울이심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깊은 구덩이에서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믿음의 자산을 갖고 탄식하며 부르짖는 확신의 기도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올 한 해 우리의 삶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에 쉬운 삶은 없습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하나님을 부르고 하나님의 임재와 도움을 체험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