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올해도 어김없이 고난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에서 함께 나눴듯이
“세상에 쉬운 일이 없습니다”
– 행복한 순간은 잠시일 뿐,
엉겅퀴와 가시덤불을 내는 에덴 이후의 세상은
크고 작은 어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물론, 파도가 밀려오지 않기를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 어려움에서 제외된다면
그것은 자연법칙 위반이자 지나친 이기주의입니다.
어려움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밀려오는 파도를 어떻게 마주하고 넘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어려움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힘과 용기 그리고 지혜를 하나님께 구할 수 있습니다.
고난 가운데 더욱 깊이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2.
사도 바울이 자기가 개척한 교회들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환난을 겪게 될 것이니
단단히 준비하고 믿음 안에 거하라고 부탁한 말씀을 다시 생각합니다.
물론, 초대 교회의 어려움과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다를 수 있고
우리의 어려움이 꼭 예수님을 믿는 데서 오는 특별한 어려움이기보다
인생길을 가면서 마주치는 일반적인 어려움일 수 있지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길목에서 환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우리 상황에 그대로 적용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의 행복, 완전함, 위로와 소망을
꼭 간직하면서 세상을 사는 것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2022년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합니다.
“아사셀의 염소”라는 구약의 전통이 있습니다(레16장).
염소 하나를 정해서 그곳에 이스라엘의 죄를 모두 얹고
광야로 내보내는 예식입니다.
혹자는 여기에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대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의 모든 죄를 한 몸에 지셨기에
십자가 앞에서 괴로워하시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이뤄지길 원하십니다.
절대 쉽지 않은 그 길을 가셨습니다.
4.
팬데믹 막판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멀리서 들려오는 전쟁의 참상 때문인지
게다가 “쉬운 것이 없다”는 우리 각 개인의 현실까지 겹치니
올해 고난주간에는 아세살 염소와 같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기보다
우리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모든 짐을 지고
십자가의 길을 가신 우리 주님을 의지하고,
단지 예수님의 은혜를 구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우리 자신과 삶을 얹어 놓고
말 그대로 공짜로/은혜로 생명의 부활절을 기다립니다.
십자가의 은혜가 참으로 큽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11:28)
하나님,
우리 주님의 은혜를 묵상하고 구하며
오늘 하루를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4. 14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