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잇기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주일에는
루스드라의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바울의 후계자가 된 디모데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디모데는 아버지가 헬라 인이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신실한 유대인이었습니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유대인으로
헬라인과 결혼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나라를 잃고 사방으로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 가운데는
다른 민족과 결혼한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입니다.

 

디모데는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유대인 가정의 신앙 교육을 잘 받았습니다(딤후 1:5)

 

구약 성경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었기에
바울이 설명하는 예수님을 금방 구약 성경에서 예언한
메시아로 믿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사전지식, 기초지식,
신앙도 초기 교육이 중요함을 디모데를 통해서 배웁니다.

 

2.
주일에 말씀드렸듯이
디모데의 몸에는 유대인과 헬라인의 피가 함께 흘렀습니다.
유대인의 밭에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의 씨가 뿌려졌으니
신앙적으로 두 종교가 섞여 있습니다.
어쩌면 경계선에 서 있던 인물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디모데는
유대인은 물론 헬라인을 위한 전도에 딱 맞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바울의 제안으로 몸에 할례까지 받음으로
유대인의 비난도 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문화 가정들이 보편화되었고
부모들이나 자녀들이 제한 없이 자기 인생을 펼쳐 나가지만,
바울과 디모데 시절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고 삶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디모데를 선택하셔서
그를 통해서 하나님 선교 사역을 이뤄 가셨습니다.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 아닌,
두 민족과 종교를 통합하는 인물이 되게 하셨습니다.

 

간격과 차이를 이어주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3.
사실 우리도 경계선에 서 있을 때가 많습니다.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 사람도 미국 사람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말 그대로 어중간한 모습입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거나,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않은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놓고도
딱 부러지게 잘하는 것 같지 않고
그렇다고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 처하곤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걷는 인생길 자체가 경계선이요
모호한 길을 걷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그 여정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사이를 잇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디모데처럼 우리를 사용하시길 기대합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장점이 발휘되고,
여기저기, 이것저것을 통합하고 화평케 하는 삶을 살고
우리의 모든 삶이 결국 합력해서 선을 이루는 것을 보기 원합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셨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처지를 아시고, 우리를 통해서 놀라운 주님의 역사를 써 가실 것입니다.

 

하나 되게 하시고, 사이를 잇게 하시고,
모든 것을 들어서 참되고 선하고 아름답게 만드시는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4월을 마감하고 새달 맞읍시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

 

하나님,
우리의 모든 것이 주님께 드려지고
주께서 쓰시는 것을 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4. 28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