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좋은 아침입니다.

 

1.
10월 9일,
지난 주일은
한국식으로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해서
1446년 9월에 발표한 우리나라 고유의 말입니다.

 

오랫동안 한글은
하류 계층이나 사용하는 언문(諺文)이라고 불리면서
한문에 비해서 크게 대우받지 못했습니다.
연산군은 그의 학정을 고발하는 투서가
한글로 작성된 것을 빌미로 한글 사용을 금지한 적도 있습니다.

 

한글이 우리 겨레의 글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입니다.
우리 말 대신에 일본 말을 써야 하는 것에 위기를 느낀
주시경을 비롯한 한글 학자들이 한글 사용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번역했던 존 로스 선교사는
영어를 본떠서 한글 띄어쓰기를 개발했고
선교사들이 한글을 갖고 복음을 전하고 교육하면서
한글 전파에 앞장섰습니다.

 

한글은 매우 우수한 글자요 말입니다.
대부분의 표현을 기록하고 말할 수 있는 소리 언어입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우리 민족만 사용하는 우리 언어입니다.

 

2.
지난 주일 예배에서
제가 좋아하는 우리말 한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설렘”이었습니다.

 

설렘은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림”이라는 뜻입니다.
너무 좋아서 몸과 마음이 들썩거리는 모습입니다.

 

세종대왕께서 처음 한글을 만들고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양반들이 쓰는 한문을 몰랐던 천민 계급의 백성들이
한글을 익혀서 글을 쓸 수 있을 때도 꽤 설레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결과가 기대한 대로 나왔을 때,
인생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게 되었을 때
미국에 첫발을 디뎠을 때,
무엇보다,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성경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도한 제목이 응답되는 신비로운 순간에도
설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3.
언어가 다 그렇다고 하지만,
요즘은 한글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줄임 말이 사용되고,
앞에 상스러워 보이는 표현을 붙여서
매우 좋다고 말하고,
외래어와 섞여서 한글 특유의 맛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말, 한글이 아름답게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말과 글이 중요한
“책의 종교”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음도 감사한 일입니다.
올 가을에는 하나님 말씀을 더욱 가까이합시다.

 

아무쪼록
반듯하고 한결같은 ‘또바기’ 신앙을 갖기 원합니다.

 

세상에 금도 있고 진주도 많거니와
지혜로운 입술이 더욱 귀한 보배니라 (잠20:15)

 

하나님,
우리 입술에서 아름다운 말,
살리는 말이 세상으로 퍼져 나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10. 13 이-메일 목회 서신)